“나는 속았다” 채식주의 스타들 잇단 ‘배신’
최근 한 급진적 채식주의자의 채식비판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여년 동안 우유, 달걀조차 먹지 않았던 이 사람은 ‘채식의 배신’(리어 키스/김희정 옮김, 부키)이라는 책을 통해 “속았다”고 절규한다.
그가 16세 소녀 시절 극단적 채식주의(비건-Vegan)를 선택한 것은 정의감과 생물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채식은 ‘건강’과는 거리가 멀었다. 채식주의를 시작한 지 6주쯤부터 저혈당증이 오더니 3개월 후엔 생리가 거의 끊겼다. 2년이 지나자 퇴행성 관절염과 함께 우울증이 찾아왔다.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져 손과 발이 1년에 아홉 달은 아렸다.
우여곡절 끝에 채식주의에서 벗어난 그는 자료를 모아 20년 동안 몰입했던 채식주의를 공격한다. 채식주의의 주요 주장들이 무지에 기초한 것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도덕적, 정치적, 영양학적 면에서 그 주장들을 논박하고 있다.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였던 그가 극단적으로 채식주의를 비판하는 게 눈에 거슬리지만 귀담아 들을 대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할리우드 스타 앤절리나 졸리도 채식주의자로 유명했다.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며 철저하게 채식을 실천했던 그는 최근에 고기를 다시 먹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육식을 재개한 이유는 6명의 아이들 때문이었다. 이들을 잘 돌보기 위한 체력 보강음식으로는 고기만한 게 없었다는 것이다. 동물 보호를 주장하며 고기는 물론 모피도 입지 않던 배우 내털리 포트먼도 임신 8개월에 접어들자 2세를 위한다며 채식을 포기했다.
국내 연예계에도 채식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수 이효리처럼 동물보호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고기를 멀리하게 된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이어트가 목적이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김남주는 극한의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있다. 광고 촬영을 앞두고선 오후 6시 이후 물도 안 마신다. 몸 안의 수분을 빼려고 껌까지 씹으면서 침을 뱉은 적도 있다고 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체급종목 선수를 뺨치는 다이어트를 한 것이다.
그런 김남주도 고기를 먹는다. 칼로리와 지방 함량은 낮고 포만감을 지속시켜 주는 닭가슴살과 계란 흰자 등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한다. 계란은 비타민D가 많아 뼈에 좋고 미네랄과 철분 성분도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무리하게 살을 빼면 피부 탄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끼 식사는 다 챙겨먹되 포만감이 들 정도까지 먹지 않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드류 램시 임상 조교수는 고기는 두뇌음식이기 때문에 육식에 신경을 쓰라고 했다. 제대로 된 고기는 오메가3 지방인 DHA와 EPA를 가지고 있다. 또한 다른 지방인 CLA는 암을 예방하고 치명적인 복부 비만을 줄여준다.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 영양 보충제를 먹어야 하는데, 비싸고 인체에 충분히 흡수되지도 않는다. 특히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비타민B12의 결핍이 흔하다. 자칫하면 회복이 어려운 두뇌와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사들은 체력 보강 측면에서 암환자들에게 고기를 먹을 것을 권한다. 몸에 좋다며 채식만을 고집했다가는 힘든 항암치료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는 고기만한 게 없다. 배우 김남주는 극한의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고기를 멀리하지 않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