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명절, 이런 말은 피하세요
“언제 결혼할거니” “취직은 어떻게 됐니?”
설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이면 으레 오가는 말이 있다. 결혼, 취직, 입시를 주제로 한 질문과 덕담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당사자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십상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 교수는 “사회라면 갈등을 법으로 풀고, 이익이 걸려 있으면 타협하면 되지만, 가족 사이엔 갈등은 그렇게 풀 수 없다”며 “서로 한 발 물러나지 않으면 감정 폭발이 일어나기 쉬운 게 가족 대화”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오랜만에 가족이 다 모인 자리에서 원만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독점하지 말 것 △누군가의 아픈 기억을 들추지 말 것 △솔직한 이야기가 오히려 상처를 주거나 상처 받기 쉬움을 이해할 것 △불평이 있으면 유머 있게 또는 은유적으로 할 것 △비교하는 말, 감정을 건드리는 말을 삼갈 것 △꾸지람을 했다면 칭찬도 같은 분량으로 할 것 등을 조언했다.
<명절에 피해야 할 말…말…말…>
▶ “취직은 어떻게 됐니?”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우리 주변엔 취업, 실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는 취업과 관련한 한마디 한마디가 스트레스다. 당사자가 이미 고민하고 속상해하고 있는 문제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척에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말은 피해야 한다. “회사 안 다니면 요즘은 뭐하냐” “실력을 키워야지” “눈높이를 낮춰라” “직장은 역시 대기업에 다녀야”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언제 결혼할거니?”
노처녀, 노총각들에게 듣기 싫어하는 말 1위로 꼽힌다. 그런 얘기가 나올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에 아예 가족 모임에 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제 결혼해야지?” “사귀는 사람은 있니?” “너무 고르지 마라” 같은 말이 그런 예다. 사귀는 상대가 있는 경우에도 세세하게 묻지 않는 것이 좋다. “뭐하는 사람이니”
“학교는 어디 나왔대” 같은 질문은 듣는 이에게 부담이다.
▶ “어느 대학에 갈거니?”
가족 중에 수험생이나 학생이 있다면 이런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하기 때문이다.“모의고사는 몇 점 나왔니?” “게임은 그만하고 공부 좀 해라” “어중간한 대학 가려면 기술이나 배워라” “올해엔 합격할 수 있겠지?”
▶ “누구네는 뭘 했다는데”-비교하는 말
남과 비교하는 말은 상처를 주기 쉽다. 어쩌다 만나는 가족 친척 사이에서는 특히 삼가야 한다. “갑술이네 아들은 부장 승진했다는데” “누구는 벌써 아들 낳았다는데” “다른 부모들은 000 한다는 데” 같은 말이 그런 예다. 평소에도 비교하는 말은 피하는 것이 좋다. “누구네 딸 좀 봐라” “누구네는 명문대 진학했는데” “벌써 자기 집을 장만했다더라”.
▶ “벌써 가냐~ 고모 오면 보고 가지”
이 말도 며느리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섭섭하기 이를 데 없는 이야기다. 시누이는 사돈댁 며느리 아닌가. 사돈댁은 설에 며느리도 친정에 들러 인사하도록 배려하는데, 자기 며느리는 친정에 오는 시누이 얼굴보고 가라고 잡아두는 처사다. 이런 처사는 어른에 대한 존경심도 흐리게 할 수 있다. 시어머니도 분명 자기 시어머니의 처사에 섭섭해 했던 며느리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