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골다공증 많은 까닭이…
서울성모병원 김형렬·명준표 교수팀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숭숭 있다는 뜻으로 뼈엉성증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면서 뼈의 양도 줄어들고 밀도가 낮아지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남성보다 급격한 뼈 노화를 겪기 때문에 골다공증에 많이 걸린다.
이밖에도 운동량이 적고 근육 발달이 나쁘거나, 칼슘 섭취가 부족하거나, 햇볕을 잘 쬐지 않거나, 설사를 자주하고 위장병이 있어 흡수력이 나쁘거나,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거나, 술·담배를 많이 할 때 걸리기 쉽다. 그런데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일수록 골다공증에 걸리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명준표 교수팀이 국민건강영향조사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은 999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초등학교 이하 학력군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 8.2%, 폐경기 여성 39.0%로 대졸 이상 학력군의 남성(4.4%)과 폐경기 여성(21.6%)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가계 소득이 낮은 집단에 해당되는 남성의 유병률은 10.5%로, 가장 높은 소득 군의 남성(5.3%)에 비해 약 두 배 가량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골다공증 ‘건강불평등 지수’가 학력별로는 최대 4.7배, 소득별로는 최대 3.6배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건강불평등 지수는 건강과 보건의 질이 국민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동등하지 않음을 나타낸 수치다.
명준표 교수는 “교육수준과 가계소득이 높을수록, 최대 골량이 형성되는 영유아 및 청소년 시기에 건강과 영양관련 정보를 많이 얻는 기회가 생기고, 골 건강에 이로운 음식을 섭취하며, 운동의 기회가 많을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더 보이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적게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수는 “이미 사회경제적 지위가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질환 발생과 영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골다공증에서도 건강 불평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Calcified Tissue Internationa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