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꽈당” 하면 곧바로 일어나지 말라
몸 상태 살핀 후 골절이라면 ‘고정’이 우선
이틀에 걸쳐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곳곳에서 낙상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지면 주로 손목과 무릎, 엉덩이, 허리를 다치게 된다. 가벼운 타박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심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갑자기 넘어지면 반사적으로 손으로 땅을 짚거나 발목이 순간적으로 꺾이게 된다. 특히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 위험하다. 무게가 허리로 쏠려서 중추 신경을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통증이 잦아들 때까지 잠시 기다리며 몸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부끄럽다는 생각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일어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넘어져 땅에 부딪힌 부분을 손으로 눌렀을 때 참을 수 없을 통증이 있다면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이때의 통증은 단순히 ‘삐끗’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현우 교수는 “뼈가 부러지면 뼛속의 혈액이 새어 나와 바깥에 고이면서 심하게 붓게 된다”며 “엉덩이나 발의 뼈가 부러지면 혼자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곧바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뼈가 부러지거나 관절을 삐면 다친 부위를 함부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팔이나 손목을 다쳤을 때는 손수건이나 머플러로 묶어서 해당 부위가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붓기가 심하면 다친 위치를 심장보다 높게 만들고 서둘러 근처 병원에 가야 한다.
집에서 붓기를 빼는 데는 냉찜질이 좋다. 강서나누리병원 박정현 원장은 “낙상으로 근육통만 생긴 정도라면 하루 5~6회 5분 정도씩 냉찜질을 하면 붓기가 빠진다”면서 “2주 정도 온찜질을 하면 치료된다”고 말했다.
통증이 지속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척추가 눌려서 생긴 압박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이런 골절은 누워서 안정하면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인천나누리병원 오성훈 원장은 “척추 압박 골절을 그냥 두면 척추가 변형될 위험이 있다”면서 “심하게 넘어지면 통증이 있건 없건 병원에서 X레이라도 찍어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