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닥터]독일 가야 최고스트라이커 되는 이유

예전에 차범근 전 수원 삼성 축구단 감독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독일과 다른 국가 유소년 선수들을 보면 축구를 처음 배울 때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독일 유소년 선수들은 슈팅 연습을 많이 하는 반면, 다른 나라 특히 남미 계 선수들은 드리블 연습에 더 치중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닥터]독일 가야 최고스트라이커 되는 이유축구의 묘미는 골이고, 이런 골을 만들어내려면 먼저 슈팅이 있어야 한다. 축구장에 직접 가서 국가 대항전이나 프로축구 경기를 여러 번 본 팬이라면 알게 되는 게 한 가지 있다. TV에서 볼 때는 크게 보이던 경기장이 의외로 작고, 양 팀 22명의 선수들이 들어서면 빈 공간이 적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축구는 강력한 밀착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압박축구’이기 때문에 서로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양 팀 선수들이 붙어서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 선수들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슈팅 기회를 잡아내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그래서인지 축구장을 찾는 게 생활화 되어 있는 유럽의 축구팬들은 선수들이 소위 ‘똥볼’이라고 말하는 어이없는 슈팅을 날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강한 수비를 뚫고 슈팅 기회를 만들어 낸 것만으로 대단하다는 격려의 의미일 것이다.

한국축구는 1950년대부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를 꾸준히 배출했다. 1950년대 ‘황금의 다리’ 최정민, 1960년대에는 ‘아시아의 표범’ 이회택, 1970년대에는 ‘갈색 폭격기’ 차범근이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였다.

1980년대는 ‘아시아의 호랑이’ 최순호, 1990년대는 ‘황새’ 황선홍, 2000년 들어서는 ‘라이언 킹’ 이동국과 ‘축구천재’ 박주영이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 차범근 황선홍 이동국 등 3명이 독일에서 활약을 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차범근은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서 뛰면서 이름을 날렸고, 황선홍은 레버쿠젠 아마추어팀을 거쳐 부퍼탈에서, 이동국은 베르더 브레멘 소속으로 뛰었다.

박주영의 뒤를 이을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좀처럼 보이지 않던 한국축구계에 최근 손흥민(20·함부르크 SV)과 문창진(19·포항)이라는 두 신예 골잡이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들어 분데스리가에서 벌써 6골을 터뜨리며 활약하고 있으며 한국대표팀에서도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떠오르는 별’이다.

또 지난 17일 끝난 아시아축구연맹 19세 이하(U-19) 챔피언십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한국축구가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대회 최우수선수(MVP) 문창진도 손흥민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16세 때부터 독일로 유학, 함부르크 팀에서 성장하고 있는 손흥민과 함께 문창진도 독일 유학파라는 것이다. 문창진은 초등학교 때 독일 레버쿠젠에서 6개월 간 축구 기본기를 배우고 왔다. 이들이 이렇게 스트라이커로 커 갈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 슈팅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독일축구를 배우고 왔기 때문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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