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금, 얼마나 돼야 행복할까?
복권의 심리학…유러칼레트 게재
최근 국내 굴지의 S기업 여직원이 로또 132억 원에 당첨됐다는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실제 당첨자는 남자였고 20대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로또를 사는 사람은 누구나 인생역전을 꿈꾼다. 그러나 800만분의 1이라는 확률을 뚫고 매주 나오는 1등 당첨자는 평균 5~6명뿐.
그렇다면 나머지 수백만 명은 실망만 하는 것일까. 미국의 과학·의료·테크놀로지 사이트인 ‘유러칼레트’에 따르면 복권을 산 사람들은 약 200만~2억 원 정도의 당첨금 중간액수에 가장 오랫동안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워릭대학교와 컨설팅회사인 왓슨의 연구진이 ‘영국 가구 패널 조사(BHPS)’가 영국의 5000가구를 대상으로 추적해온 14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수십 파운드(약 8만원)에서 수백 파운드(약 90만원)의 적은 액수에 당첨된 사람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또한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행복감을 더욱 크게 느끼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박’을 터뜨릴 필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약 1000파운드(약 175만원)에서 12만파운드(약 2억1000만원)의 중간액수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들은 대박을 터뜨렸거나 적은 액수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보다 더 오래 행복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당첨이 되고 2년이 지났을 때 중간액수 당첨자는 다른 당첨자들보다 약 10%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또는 1등 평균 당첨금이 약 15억 원이라고 한다. 영국에서의 연구결과와 비교하면 ‘대박’인 셈. 로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15억 원은 당첨자들이 마구 쓰기에는 넉넉한 금액은 아니라고 한다.
당첨자 대부분이 자영업자 등 서민층이고 이들의 경우 빚 갚고, 집 사고, 노후 준비 등을 하면 남는 돈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에서의 연구결과와는 상관없이 당첨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