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20, 수험생에 가장 좋은 음식은?
아침, 혼합곡 위주로 반찬 골고루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9일로 꼭 20일 남았다. 식사는 코앞에 닥치면 성적이 높은 학생이든 낮은 학생이든 초조하고 불안하기 쉽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장 건강이다. 스트레스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부르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면 헛배가 부르거나 배가 아프고 변비나 설사로 고통을 겪게 된다. 맑은샘 한의원의 김영수 원장은 “수험생이나 취업 시험을 앞둔 젊은이들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며 “평소 예민하지 않던 사람도 큰 시험을 앞두면 불안하고 긴장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침은 꼭 챙겨먹고 밥은 현미 위주의 혼합곡으로 먹는 것이 좋다.
◆ 대장 컨디션 조절하는 4가지 수칙
▽ 아침식사는 반드시 한다.
수능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된다. 여기 대비해 아침은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평소에 먹지 않던 아침을 시험 당일만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아침을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김영수 원장은 “빵과 우유보다는 밥이나 죽, 된장국 같은 한식이 자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낯선 음식은 피한다.
장은 평소 먹는 음식에 적응한다. 시험 당일 몸에 좋다며 평소 안 먹던 음식을 먹으면 탈이나기 쉽다. 대장항문전문 서울송도병원의 이종균 이사장은 “수능 1, 2주일 전부터는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은 피하고 그 동안 먹으면 속이 가장 편했던 음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평소 우유를 먹지 않았다면 수능 때도 피해야 한다. 한국인 상당수는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유의 유당이 장 속에서 복통, 설사, 복부팽창감을 일으킬 수 있다.
▽ 장에 가스를 만드는 음식을 피한다.
장에 가스가 많이 차면 속이 더부룩해져서 집중이 힘들다. 이종균 이사장은 “이럴 때는 콩류, 양파, 달걀, 양배추, 브로콜리, 생선, 탄산음료 등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음식은 되도록 줄인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차거나 뜨거운 음식도 피해야 한다. 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김영수 원장은 “특히 찬 우유나 요구르트 또는 뜨거운 밀가루 음식은 피하라”고 말했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 현미 혼합곡에 반찬 골고루
수험생에게는 지방이 적고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칼슘이 많은 음식이 좋다. 특히 흰 쌀밥보다 현미 잡곡밥을 먹고 반찬은 골고루 먹는다. 잡곡밥을 먹으면 뇌와 뼈에 좋은 성분을 섭취할 뿐만 아니라 뱃속이 편해지고 변비가 줄어든다.
현미에 잡곡과 호두를 적절히 섞은 혼합곡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억력도 높여준다. 2010년 전북대 의대 정영철 교수팀이 시행한 임상시험을 보자. 전북대 사대부고 기숙사에 거주하는 30명을 두 무리로 나눠 한쪽(15명)은 혼합곡을 먹이고 다른 쪽(15명)은 원래 기숙사에서 제공하던 밥을 먹였다.
그 결과 혼합곡을 먹은 학생들은 뇌에서 스트레스를 처리하고 기억을 담당하는 단백질(BDNF:뇌 유래 신경영양인자)과 뼈에서 칼슘 합성을 돕는 단백질(S100B)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를 지난해 7월 식품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뉴트리션’ 에 발표했다.
혼합곡을 먹은 학생들은 모의고사 성적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국내 학술대회에서 소개됐다. 최근 이 임상시험에 사용된 혼합곡이 ‘열공’이라는 브랜드로 상품화했다. 굳이 ‘열공’이 아니더라도 현미에 잡곡을 골고루 섞어 먹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