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로 정자.난자 만들어 임신 가능하다

일 연구팀, 쥐 실험으로 성공적 출산

남녀의 피부세포로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수정시킨 뒤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본 교토대 연구팀은 쥐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 사이토 미치노리(齊藤通紀) 교수의 연구팀은 쥐의 피부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자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정상적인 생쥐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유도(역분화)만능줄기세포란 체세포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마치 수정란이 분화한 배아줄기세포처럼 어떤 장기나 조직으로도 분화할 능력을 갖게 만든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피부에서 역분화시킨 만능줄기세포로 정자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생식 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들어내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암컷 쥐의 피부 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든 뒤 이를 정자와 난자로 자랄 예정인 어린 세포(원시생식세포)로 분화시켰다. 이들 세포를 난소로 자랄 예정인 체세포(암컷 태아에서 추출)와 함께 배양한 뒤 암컷 쥐의 난소에 이식했다.

이들 원시세포는 4주 후에 163개의 난자로 성장했다. 연구팀은 이 난자를 수컷 쥐의 정자와 시험관에서 수정시켰다. 이들 수정란을 암컷 쥐 10마리의 나팔관에 주입한 결과 이 중 2마리가 건강한 새끼 3마리를 출산했다. 암수컷이 섞여있는 3마리는 성장 후 다른 쥐와 교미해 다시 새끼를 낳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결과를 사람에 당장 적용시키기에는 난관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난소로 자랄 예정인 인간 태아의 체세포를 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분비하는 물질은 이번 실험의 주된 성공요인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실험 난자가 출산에 연결된 비율은 자연 난자의 8분의 1에 불과했다. 염색체에 이상이 생겨 수정란이 제대로 분열하지 못한 탓이다. 또한 사람의 원시생식세포는 분화시키기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사람에게 이와 동등한 과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번에 증명된 셈이다. 일본 도시샤대의 생명윤리 전문가인 이다 류이치(位田隆一) 특별객원교수는 "장래에 사람의 피부로 정자와 난자를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됐으며 같은 날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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