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자녀에게 ‘술맛’ 보여주면 안돼요”
청소년기 나쁜 음주습관으로 연결
많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에게 장난삼아 술을 한 모금씩 마셔보게 하곤 한다. 아이들은 대개 술 냄새와 맛에 얼굴을 찡그린다.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 이렇게 ‘술맛’을 보면 더 자라서 술을 멀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통념이며 오히려 그 반대로 음주벽에 빠질 수 있다고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RTI인터내셔널(RTI International)이 지적했다.
이 기관은 자녀가 초등학교 3학년인 엄마 1050명을 상대로 아이들에게 술 맛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 중 26%가 어릴 때 술맛을 보면 술의 냄새나 맛을 싫어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금단의 열매’에 대한 호기심을 없애주며, 술맛을 느껴보지 않은 아이들은 오히려 그에 대한 호기심만 커질 것이라고 답한 엄마도 40%였다.
집에서 부모와 함께 술 맛을 경험한 아이들은 바깥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도 절제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도 22%였다. 또 26%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술을 마시게 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 결과 33% 가량이 자녀들에게 맥주나 와인 또는 다른 주류를 마셔보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 책임자인 사회생태학자 크리스틴 잭슨은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어린 시절 술 맛을 일찍 본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잘못된 음주습관을 갖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잭슨은 설명했다. 그는 “왜 부모들이 이런 잘못된 통념을 갖게 됐으며, 이런 부모들의 행태가 아이들의 청소년기 음주습관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소아 청소년의학회보(Archives of Pediatrics &Adolescent Medicine)’에 실렸으며 헬스데이뉴스가 2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