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의 의사-심평원 갈등 맞나?
의사들 "억울", 심평원 "비현실적" 엇갈린 반응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소신껏 진료를 하고도 심평원으로부터 진료비를 삭감당하는 억울한 현실이 잘 반영됐다.”(의사 A씨)
“드라마가 너무 비현실적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평원은 권력기관이 아니다. 강압적으로 병원 현지조사를 하지 않는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이 10~11일 병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역학관계를 묘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평원은 병의원 등이 환자를 진료하고 그 진료비를 올바르게 청구했는지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기관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원에 현지조사를 나간 심평원 직원이 의무기록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드라마) 장면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직원들이 ‘말도 안된다’며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거액의 과징금을 우려하는 병원 관계자의 모습과 심평원 간부가 병원에 입원하자 원무과장이 의료진에게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모습도 대조적으로 그렸다. 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심평원의 급여·평가 기준 논란도 이슈화했다.
응급 상황에서 병원에 입원한 심평원 직원은 고비를 넘기자 진료 내용을 꼬치꼬치 캐물어 담당의사(이선균)를 곤혹스럽게 한다.
“심부전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요?” “정확한 수치는?” “심평원이 정한 수치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등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고 자신의 처방 내역을 꼼꼼히 들여다 보기도 했다.
반코마이신(항생제)이 처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는 자신의 상태가 항생제 투여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의사에게 투약 중단까지 요구한다.
의사는 환자 설득에 실패해 항생제 투약을 중단하고, 그의 병세는 급속히 악화된다. 의학적 판단과 심평원이 요구하는 급여 기준 사이에서 고민하던 주인공은 일단 환자를 살리기로 하고 치료를 시작한다.
종합병원 의사 A씨는 “이 드라마는 응급실 적자 운영, 저수가, 심평원의 현지조사 등을 정면으로 다뤄 의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의사들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은 병원 조사 때도 신분을 감춘다. 진료비의 허위, 부당청구를 차단하는 게 심평원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