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잔 모양 따라 음주속도 달라진다”
직선형 잔보다 곡선형 잔으로 마시면 더 잘 넘어가…
술을 과음하지 않으려면 곡선형 잔보다는 직선형 잔으로 마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이 관찰한 결과 곡선 모양의 잔으로 맥주를 마시면 직선 모양으로 된 잔으로 마실 때보다 더 빨리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녀 159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청량음료와 맥주를 줘서 마시게 하고는 이를 촬영했다. 이 때 용기의 용량은 0.5파인트(1파인트는 약 0.56리터)로 같게 하되 한 그룹에게는 곡선형 잔을, 다른 그룹에는 직선형 잔을 줬다.
그 결과 청량음료의 경우에는 곡선형이든 직선 모양이든 음료를 다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이 7분가량으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맥주의 경우 곡선형 잔은 평균 7분인데 반해 직선형 잔은 11분이나 걸렸다.
무엇 때문일까? 연구팀은 “곡선형 잔은 그 속의 내용물이 얼마나 들었는지 가늠하기 힘들어 음주 속도를 조절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안젤라 애트우드 박사는 “자신들이 얼마나 빨리 마시는지 판단할 수가 없어서 술 마시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량음료의 경우는 왜 차이가 없을까? 술과 달리 청량음료는 마시는 속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트우드 박사는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실험실에서 관찰한 것이라 실제 술집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지 미지수이긴 하지만 좀 더 건강한 음주습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5년의 연구에서는 길쭉한 잔보다 납작한 잔에 술을 더 많이 따르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으며 영국 BBC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