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미술관일까 병원일까?
두재균 전 전북대 총장, 1일 미술관 병원 개원
“병원일까, 미술관일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라북도청 앞. 5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간판은 여성전문병원인데 안으로 들어서면 2층부터 옥상까지 계단을 따라 그림이 전시돼 있고, 옥상에는 멋진 조각상이 서 있다.
전북대 총장 출신의 산부인과 전문의인 두재균(58) 박사가 오는 9월1일 개원하는 베아트리체 여성전문병원. 두 박사는 병원 문을 열기에 앞서 미술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주민들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개막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병원의 특성에 맞춰 ‘여성과 연을 맺다’이다.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진 여성화가 10명이 참여해 각 두 점씩을 출품했다. 이들 외에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 6점도 전시됐다. 건물 옥상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고(故) 김영중 선생의 걸작 ‘여인(사진)’이 자리했다.
미술관과 진료공간을 결합시킨 이번 전시회는 미술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두재균 박사만이 할 수 있는 참신한 발상. 전북대 의대 재학시절 ‘전북 의대생의 노래’를 작사했던 그는 본과 2학년 때 세계미술문고 12권을 모두 구입해 작품, 연도, 소장박물관까지 모두 외우고 다닌 미술 애호가이다.
‘의사 발명가’로도 유명한 두 박사는 48세에 최연소 국립대 총장의 기록을 세우며 전북대 총장에 취임한 입지전적 인물로 낭종수술용 두씨흡수관, 두씨탯줄가위, 두씨색시수술법, 위내시경용 마우스피스 등을 개발했다. 총장 재직 때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를 기획 개최해 식품 산업화에도 관심을 쏟는 등 여러 분야에서 ‘아이디어 맨’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신동화 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과 함께 수험생들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뼈대를 강화하는 혼합 곡식 ‘열공’을 개발했다. ‘머리가 좋아지는 혼합곡’으로 불리는 ‘열공’은 조만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두 박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판매되지 않은 작품 두 개 중 한 개를 구입해 지역작가를 지원하고 앞으로도 계속 전시회를 기획해 의료와 문화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10월2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