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밥상을 되찾자
신동화의 건강한 밥상
예로부터 한국인의 밥상은 밥을 주식으로 각종 채소를 위주로 만든 반찬이 곁들여 졌다. 밥 옆에는 항상 다양한 재료를 넣은 국이 있어 밥맛을 돋우게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영양 공급이 가능했으며 과도한 칼로리를 공급하지 않아 비만의 염려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올라가면서 먹는 음식이 달라졌다. 육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유제품류, 동물성 기름, 설탕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면서 끔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당뇨병 환자가 전 국민의 10%를 넘으며 잠재 환자는 30% 정도라니 심각한 일이다. 비만은 이제 우리나라의 좁은 한계를 넘어 세계인이 당하고 있는 재앙이다.
이 모두가 잘못된 식생활 탓이요 식생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다. 각종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느는 것은 평균 수명이 길어진 탓도 있지만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이런 재앙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우리에게 친숙했던 밥과 채소류 식단을 되찾아야 한다. 혹시 여기에 이의를 달 사람이 있다면 그냥 지금같이 먹고 비만, 당뇨, 암을 걱정하면서 살면 될 것이다. 우리 한식의 기본은 밥과 채소류이지만 어느 식품 하나 자연 그대로 식탁에 올리는 것은 드물다.
발효라는 우리 조상께서 발명한 실로 경이로운 기술을 불어 넣어 맛을 좋게 했으며 요새말로 하자면 건강을 보살피는 기능성을 부여했다. 채소류의 발효는 기본이고 콩을 다양하게 띄워서 만든 각종 장류가 한몫했다. 밥상에 진한 맛을 주고 단백질과 필수아마노산 등 영양까지 챙겼으니 세상에 우리 전통 밥상만큼 건강식은 흔치 않을 터이다.
밥은 또 어떤가? 흰 쌀밥 보다는 콩, 보리 등 여러 곡류를 혼합한 혼식이 일반적이었다. 또한 쌀이 날 때는 쌀로, 보리가 생산되는 시기엔 보리로 밥을 해 먹었으니 이 또한 동양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음양 이론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음양으로 구분하여 양인 여름에 음의 성질을 가진 보리를 먹고 음의 계절인 겨울에 양의 성질을 갖는 쌀을 먹는 것은 우주의 기본에 어울리는 섭생 방법이다.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는 그렇게 먹고 건강을 지키면서 번성해 왔다. 여러 곡류를 섞어서 먹는 것은 현대 영양학에서도 그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 할 수 있다. 각종 영양 성분이 균형있게 들어가는데다 특수 성분을 보완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면 두뇌를 비롯해 신체 기능이 활발해지고 효율이 높아진다.
여러 곡류로 지은 밥과 채소류, 발효식품을 함께 먹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건강식이었다. 오늘날 이를 기본으로 균형 식단을 만들어 국민에게 널리 보급해 일상식화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현대인의 입에 맞게 맛을 개량하고 조리가 편리하도록 만든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