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피부도 상하게 한다
스트레스 탓… 습진·마른버짐 늘어나
금융 위기 이후 심리적 스트레스에 따른 피부 질환이 크게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피부재단(British Skin Foundation)이 피부과 의사와 간호사 1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스트레스에 따른 습진, 건선 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영국 피부과협회의 연례 회의에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열 명 중 9명 꼴로 피부 질환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41%는 스트레스와 관련 있는 피부 건강의 악화 현상이 ‘현저하게’ 늘어났다고 답했으며 5%는 그 같은 악화 현상이 ‘심각할 정도로 급증’ 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절반 가량은 약간 늘어났다고 답했다.
특히 습진이 크게 늘어났으며 그밖에 여드름, 건선, 백반증 등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 가량은 “금융 위기와 불황 등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가 피부 상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피부 질환을 부르는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응답 했다. 영국피부재단의 벨비스 맨 박사는 “이미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수백만 명의 영국인들에게 불황은 스트레스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피부재단 측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재단의 이전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 환자들은 자신의 피부 질환에 대해 다른 어느 질환보다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재단이 729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피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6명 중 한 명꼴로 자살을 포함한 자해까지 생각할 정도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재단의 대변인인 앤서니 뷸리 박사는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피부병으로 인해 자존감의 상실 등을 겪는 등 이를 당뇨병이나 심장질환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