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 소송결과는? “코메디 사실상 승소”
법원, “이직 경위 보도는 송교수 청구 인정”
카바수술의 위험성을 폭로한 코메디닷컴 보도에 대해 송명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제기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청구내용이 대부분 기각됐다. 다만 송 교수의 건국대병원 이직 경위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는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 15부(부장판사 유승룡)는 19일 카바수술(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코메디닷컴 보도로 피해를 봤다며 송 교수가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한건을 제외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은 의료계에서 첨예하게 논쟁이 됐던 사안들인데 이른바 과학적 진실과 관련해서 언론 보도에 있어서의 표현의 자유 한계 문제”라며 코메디닷컴의 보도는 한 건을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보여져 이를 제외한 원고(송 교수)의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원고의 이직 경위에 관해서는 명예훼손에 해당돼 원고의 정정보도 청구는 인정된다”면서 “코메디닷컴은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된 후 송 교수의 이직 경위에 대한 정정보도문을 일주일간 홈페이지에 게재하라”고 밝혔다. 송교수가 청구한 5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코메디닷컴은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송 교수는 2009년 1월 코메디닷컴의 일방적 보도로 명예가 실추됐다며 5억5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정보도 청구 대상은 ▽동물실험 여부▽절차 무시한 임상시험▽카바수술의 부작용▽수술 불필요한 환자도 수술▽후진국적 의료행태▽자신의 카바수술법 관련 특허 도용▽전 재산 200억 원 기부 문제▽서울아산병원 사직 경위 등이었다. <표 참조>
이성주 코리아메디케어 대표는 이날 “재판부가 이 소송을 과학적 진실과 언론보도의 한계에 대한 소송으로 규정했고 이런 의미에서 송명근 교수의 카바 수술에 대한 코메디닷컴의 문제 제기가 과학적 진실과 환자 보호를 위한 충실한 언론보도로 판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송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건국대병원으로 이직하는 부분에 대해 명예훼손을 인정한 것은 아쉽다”면서 “판결문을 입수해 검토한 뒤 대응책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송교수의 이직 부분은 소송의 고갱이가 아니라 곁가지인데다가 원고 측의 마지막 변론에도 빠져있어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치지 않았다”면서 “당시 기사에서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적 표현을 쓰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언론 홍보’ 뒤 송명근 교수에게 환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언급한 부분이므로 카바수술과 관련한 과학적 진실여부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바(CARVAR) 수술=송명근 교수가 1990년대 개발한 ‘카바’는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이용해 손상된 심장 판막 일부를 재건-성형한 다음 판막 주변에 특수한 ‘링’을 끼워 근육을 고정하는 시술법이다. 송교수는 2007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신의료기술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냈지만 엄격한 검증절차에 반발해 지난 해 신청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 보건의료연구원 등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2010년 보건의료연구원은 “2007년 3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7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15명이 숨지고 절반이 넘는 202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이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