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
아기 성장 정상…그래도 음주 정당화는 ‘주의’
임신 초기 적당한 음주는 태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적당한’ 음주의 양은 와인 한 잔, 맥주 한 캔을 기준으로 주 당 1~8잔(개) 가량을 말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아루스 대학병원의 울리크 쉬올러 케스모델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덴마크의 출산 통계를 바탕으로 여성 1628명의 임신 중 음주와 아이의 건강 간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 여성들을 임신 초기에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 일주일에 1~4잔의 소량을 마신 그룹, 일주일에 5~8잔의 적당량을 마신 그룹, 일주일에 9잔 이상의 많은 양을 마신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이들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5세가 되었을 때 지능지수, 주의력, 자기 통제력 등을 검사했다.
그 결과 소량과 적당량을 마신 그룹에서는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별 영향이 없었다. 이는 임신 중 음주가 해롭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 것이다. 반면 주당 9잔 이상 많은 양을 마신 경우에는 아이들의 주의력이 떨어지는 등 발달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다른 것이긴 해도 연구팀은 이로 인해 임신 중 금주를 정당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임산부에 대한 금주 권고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주커 힐사이드 병원의 브루스 골드먼 박사도 “이 같은 연구결과는 임산부들에게 위험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인 제니퍼 우 박사는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측정한다는 건 어렵다”면서 “좀 더 나이를 먹었을 때 상태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 산부인과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근호에 실렸으며 헬스데이뉴스 등이 2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