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계속 뚱뚱하면 수학 잘 못해”
불안, 걱정, 우울증 빠지는 내면화행동장애 탓
비만인 아이들은 표준 체중인 아이들에 비해 수학 성적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비만과 성적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며 뚱뚱한 아이들에게서 ‘내면화행동장애(internalizing behaviors)’ 가 많이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내면화행동장애는 불안, 걱정, 우울증에 잘 빠지는 것으로 이로 인해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학교생활을 잘 해내지 못하게 된다. 뚱뚱한 아이들이 내면화행동장애를 겪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 미주리 대학 영양과 운동 생리학자 사라 개블 연구팀은 6250명의 아이들을 상대로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비만과 수학 성적 간의 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개블 박사 팀은 이 기간 중 체중과 신장을 5번 측정해 아이들을 3그룹으로 분류됐다. 즉 과거에도 현재도 뚱뚱하지 않은 아이들, 계속 비만한 아이들, 그리고 뚱뚱하지 않다가 나중에 비만해진 아이들로 나눴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선생님과 부모들을 상대로 아이들의 대인관계, 내면화행동장애 등에 대한 상세한 설문에 응답하게 했으며 아이들의 수학 실력도 몇 번에 걸쳐 테스트했다.
그 결과 내내 비만이었던 아이들은 수학 실력에서 뒤처졌다. 주목할 것은 비만 아동들이 유치원 때는 수학 성적에서 별 차이가 없었으나 초등학교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성적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이 머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며 단지 성적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블 박사는 “내면화행동장애가 몇 년에 걸쳐서 누적되면 그 영향이 매우 커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개블 박사는 추정이 가능한 다른 요인으로 비만 아동들이 학교에 결석하는 날이 더 많거나 수면 장애를 겪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보건 전문가인 낸시 코퍼만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아동기 비만 예방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는 것”이라면서 “비만은 단지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며 장기간에 걸쳐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동 발달(Child Development) 저널에 실렸으며 14일 헬스데이뉴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