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콩팥, 당신의 심장을 구한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상호

“Protect your kidneys, Save your heart!”  2011년 세계신장학회에서

정하고 60개국이 참여했던 세계적인 콩팥보호운동의 영문 슬로건이다. 우리말로 하면

‘건강한 콩팥이 당신의 심장을 구한다!’로 해석할 수 있겠다. 콩팥은 서양의학에서

kidney, 동양의학에서는 신장이라고 한다. 동양의학에서 신장은 단순히 콩팥 이상의

더 넓은 개념을 포함하고 있으며, 심장과 신장의 근본과 역할은 명확히 구별된다.

반면 서양의학에서 심장과 콩팥은 둘 다 혈관으로 만들어진 장기이며 그 역할도 각각

체액 순환과 조절이라는 뗄 수 없는 관계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 몸의 혈관은 나이를 먹으면 기능이 떨어지고 탄력성을 잃게 마련이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 손상을 유발하는 질병에 걸리면 혈관 손상과

노화를 피해갈 수 없다. 더욱이 비만과 흡연, 지나친 음주, 운동 부족 같은 부적절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자못 심각하다. 이처럼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이른 나이에

발병하고 진행되는 질병들을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이는 성인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성인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나이보다 빠른 혈관 손상은 심장 및 뇌 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환자는 사망하거나 말기신부전증을 앓게 되면서 투석 치료를 받기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같은 혈관 손상을 초기에 제대로 진단하기가 쉽지 않으며, 손상이 진행된

경우라도 얼마나 심한지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심장이나 뇌혈관의 혈관

협착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혈관조영술이나 MRI, CT, 경동맥 초음파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초기 환자들은 진단이 어려운데다 비용이 많이 들어 검사도

쉽지 않다. 조영제의 독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콩팥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장기이다. 그 혈관의 끝은 사구체라고 하는 실타래

모양의 모세혈관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 몸에서 마치 정수기 필터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 혈관이 손상되거나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혈액 속의

단백질이 필터막을 통과하여 소변에 섞여 나오게 된다. 소변의 단백뇨가 신장 손상뿐

아니라 전신 혈관 손상의 중요한 신호인 이유이다.

노화, 고혈압, 당뇨 등에 따른 콩팥 손상은 결국 혈관 손상을 의미한다. 는 심장과

같은 혈관으로 구성된 다른 장기의 손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을 뜻한다. 더구나

콩팥 기능이 더 나빠지기 시작하면 전신 혈관에 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신장

기능의 감소는 빈혈, 이상 고지혈증, 고요산혈증, 칼슘/인 침착 등을 일으켜 혈관의

부담과 손상을 가중시킨다. 실제로 그동안 있었던 역학 연구들을 종합하면 소변의

단백뇨 양이 증가할수록,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심장이나 뇌 혈관 등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국의 고혈압학회와 당뇨병학회에서는

소변에 단백뇨가 소량 검출되는 미세단백뇨 단계부터 환자를 더욱 철저히 관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심장병과 뇌혈관 질병은 국내 3대 사망원인에서 2위와 3위를 다투는 무서운 질병이다.

고혈압, 당뇨가 있거나 연령이 60세 이상이라면 만성콩팥병의 발병과 진행을 예방하기

위해 정기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심장병을 포함한 각종 혈관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라도 단백뇨와 콩팥기능 감소 여부는 매년 검사해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생활습관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콩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림] 소변 단백뇨 증가 및 콩팥 배설기능 감소와 심혈관계 사망률

만성콩팥병과 심장병의 관계

1.소변에서 단백뇨 양이 늘어날수록,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각종 혈관질병과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은 높아진다.

2.말기신부전 환자의 50%는 심장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3.당뇨, 고혈압 환자에서 심장 합병증 발생 위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은 소변 미세단백뇨 검사이다.

4.단백뇨 환자에서 단백뇨 감소는 콩팥 기능이 적절히 유지된다는 뜻이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심혈관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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