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겪은 어린이, 또래보다 빨리 늙는다
심리 불안, 스트레스 심해 생체 노화 일으켜
어린 시절에 폭력을 당한 기억은 비정상적인 노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듀크 게놈과학 및 정책 연구소 연구팀이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와 노화의 관계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따돌림이나 가정 폭력 등에 시달린
어린이들은 또래에 비해 이른 노화 현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쌍둥이가 있는 1100개 영국 가정의 자료를 분석했다.
모든 쌍둥이들은 18세로, 이들의 DNA를 5세와 10세 때 채취해 뒀으며 어머니에게
자녀들이 따돌림이나 신체 가혹행위, 가정 폭력 등을 당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폭력 행위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짧다는 것을 발견했다.
텔로미어(telomeres)는 염색체 끝에 붙어 있는 것으로, 몸이 나이를 먹을수록 짧아져
해당 몸의 생체 나이를 나타내는 인간 ‘나이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짐에 따라 세포분열을 막는 노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텔로미어는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비만, 흡연 등으로 짧아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아이단 샬레브 박사는 “어린이들에게서도 스트레스로 텔로미어가
닳아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자인 아브샬롬
카스피 박사는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치매 등의 질환에 따른 노화 현상을 치료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차라리 어린이들에 대한 폭력 등 유해행위를 막는 데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저널에 실렸으며 메디컬뉴스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