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릎통증, 알고 보니 십자인대파열?
십자인대파열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 연골판 파열까지
한 남성 댄스그룹의 멤버는 평소 오른쪽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다 최근 병원을
찾았다. 그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무릎연골과 연골판 내외측 인대가 심각하게
손상돼 수술을 급히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십자인대 파열인 줄 모른 채 병을
키워 온 셈이다.
십자인대는 무릎 앞뒤 부분을 지지하며 종아리뼈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인대로,
운동 중 부상이나 생활 속 사고로 무릎관절이 꺾이거나 뒤틀려서 파열되기 쉽다.
관절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세정병원은 최근 십자인대 수술환자 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십자인대 손상 환자의 58%(106명)가 축구, 농구 등 운동을
하다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 질환,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생활사고로
인한 환자도 41.8%(76명)에 달했다.
문제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초기에는 통증이 있다가 2주 정도가 지나면 그럭저럭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는 데 있다. 이런 특성 탓에 단순 타박상이나 근육통으로 잘못
알고 병을 방치해 증세를 악화시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극심해지고, 무릎이 제멋대로 앞뒤로 흔들린다. 그때서야 뒤늦게
부랴부랴 정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세정병원 고재현 원장은 “십자인대 파열을 계속 방치하면 주변 조직도 손상돼
연골판 파열이나 퇴행성관절염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통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십자인대파열, 관절내시경 이용한 수술 시에는 자기 인대의 보존이 중요
십자인대 파열은 초기 증상이 의심됐을 때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봐야 한다.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의 구체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무릎에서 무엇인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주저 앉을 정도로 무릎이 아프다. 무릎이 점점 심하게
붓거나 걷는 게 불안정하며 쪼그려 앉기 힘들다. 또 무릎이 부어 오르거나 피부를
세게 눌렀을 때 아프고, 더 진행되면 걸을 때 무릎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갑자기 자리에
주저앉기도 한다.
전문적인 검사의 경우에는 전문의가 직접 무릎관절을 구부려 정강이뼈가 전후방으로
과도하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거나 관절내시경 같은 검사기구를 이용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비교적 정밀하다고 알려진 검사법으로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인대나 주위
조직의 손상 정도를 확진할 수 있다.
검사 결과 증상이 심한 십자인대 파열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이나 재건술이
적용된다.
봉합술은 파열된 십자인대가 비교적 양호할 때 남아있는 자신의 인대를 꿰매어서
봉합하는 방법으로, 무릎 통증이 개선되며 미용상으로도 만족도가 높다. 이 방식이
불가능할 때는 재건술이 시행되며, 정상 인대 부착 부위에 새로운 인대를 이용해
연결시켜 주는 수술법이다.
고재현 원장은 “봉합술이나 재건술 모두 자신의 인대를 최대한 보존한 상태로
수술을 해야 경과가 좋게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재건술의 경우 자신의 인대를
보존한 상태로 수술해야 이식한 인대와 붙어 보다 튼튼하고 강한 인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술에는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파열된 자신의 인대를
살릴 수 있는데도 남은 인대를 모두 제거하고 재건술 등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으로 시행하는 봉합술과 재건술의 경우, 대부분 부분 마취를 한다.
흉터와 출혈, 통증 및 합병증 위험이 적은 편이다. 십자인대 파열 수술 뒤에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6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건강생활정보팀(lifeinfo@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