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감으로 죽기까지? 미스터리 풀렸다
특정 유전자 수치 낮으면 증상 심각
어떤 사람은 근육통이나 기침, 재치기 정도로 끝나는 독감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진다. 왜 그럴까?
25일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논문에서 영국과 미국의 연구팀이 이
미스터리를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좌우하는
특정 유전자(ITFITM3)가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공저자인 영국 생거 연구소의 폴
켈람 박사는 이 유전자가 “독감에 대한 1차 방어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유전자가 대량으로 존재하면 폐에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지만 이
수치가 낮으면 바이러스가 쉽사리 복제, 확산되면서 증상이 심각해진다. 또한 이
유전자에 특정한 변이가 있는 사람은 다른 종류의 변이가 있는 사람보다 독감으로
입원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2009~2010년 이른바 ‘돼지 독감’이 유행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가벼운 증세를
보였지만 건강한 젊은이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중태에 빠지거나 사망했었다. 이번
연구는 이를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유전자가 인체 세포 내에서 독감을 비롯한 몇몇 바이러스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에이브러햄 브라스 박사가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브라스와 캘람 박사의 공동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후속 연구를 했다. 그
결과 이 유전자가 없는 생쥐가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훨씬 더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한 각종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53명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일반 독감환자의
그것과 비교했다. 그러자 입원환자들은 해당 유전자의 특정한 변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독감이 유행할 때 백신접종이나 예방
조치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은 25일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