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정부 ‘약가 인하’에 소송 맞대응
주중 가처분 신청 접수, 80~100개 업체 참여
제약업계가 정부의 ‘약가 인하’ 조치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다. 업계는 늦어도
9일까지 소장을 접수한다는 입장이다. 소송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29일 확정 고시한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에대한 반발이다. 해당 고시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본안 취소 소송을 함께 낼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소송에 참여하는
업체가 80~100여 곳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고시는 ▲계단식 약가산정 제도 폐지 ▲기 등재 의약품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53.55%로 인하 ▲오리지널·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동일하게 책정한다는
내용이다. 복지부는 제도가 내달 시행되면 총 6,506품목의 약값이 내리고 1조 7,000억원의
약품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그에 따른 타격이
크다며 반발해 왔다.
이번 소송에서 제약사 20 여 곳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늦어도
9일까지 소장을 접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약가 일괄 인하는 4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 한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검토기간이 보통 2주 정도이기
때문에 늦어도 7일이나 8일까지는 소장이 접수 돼야 4월 1일 전에 효력 정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회사가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들은 아직 소송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6일 “소송과 관련해 눈치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첫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나오면 업체들이 소송에 대거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업체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로펌 공동 계약이 무산되면서 업체별로 소송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일부는
예정대로 7일을 전후해 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국내사의 집행정지 결과에 따라 소송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결과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들도 움직일 것”이라며 “일부
업체는 관련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5일 "업체별 피해가 큰 만큼 소송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당수 제약사들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도 “현 위치에서 제약업체는 ‘슈퍼 을’의 위치”라며 “결국
호소할 수 있는 곳은 법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