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효기간? 몸무게처럼 잴 수 있다
옥시토신 수치 높으면 연인 관계 오래 가
몸무게로 비만도를 검사하듯, 혈압으로 심장 건강을 체크하듯, 연인과 사랑의
감정을 측정해 볼 수는 없을까? 방법이 있다. 사랑의 감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알려주는 ‘사랑 호르몬’ 옥시토신(oxytocin)의 수치를 재어 보면 된다.
이스라엘 바-일란 대학 연구팀은 새로 연인 관계가 된 20대 남녀 60쌍을 인터뷰
조사했다. 이들은 조사시점에서 3개월 이내에 새로 연애를 시작한 커플들이다. 이들에게
연인과 맺은 새로운 관계에 대한 생각과 걱정, 희망 등에 대해 각각 따로 조사하고,
이어서 함께 두 사람이 겪었던 기분 좋은 경험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이와 함께 이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는 한편 애인이 없는 43명의 혈액 샘플도 조사했다. 연구팀은
첫 조사로부터 6개월 뒤 옥시토신이 높은 수준에 있는 커플들은 사랑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커플들은 헤어진 것을 발견했다. 사랑에 빠진 이들의 옥시토신
수치는 솔로인 사람들의 그것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솔로인 경우든 커플인 경우든
옥시토신 수치는 성이나 체중, 신장, 흡연 여부, 피임약 복용 등과는 관계가 없었다.
옥시토신 수치가 높은 커플들은 인터뷰 중 상대방의 몸을 만지거나 눈맞춤 등
사랑의 표시를 더 많이 보였다. 이런 행위가 옥시토신 수치를 더 높이고, 높아진
옥시토신이 다시 사랑의 감정을 깊게 하는 ‘선순환’ 현상을 낳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옥시토신이 로맨틱한 결속감을 갖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옥시토신은 엄마와 아기 간에 유대감을 형성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적 차원에서 새로운 파트너에 끌리는
감정은 엄마가 새 아기에게 갖는 감정과 유사한 것임을 보여준다. 종전 연구에서도
옥시토신을 코에 뿌려주면 커플들 간의 관계가 향상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연구들은 옥시토신 관련 치료를 하면 권태에 빠진 연인들 간의 관계를
향상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정신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으며, 24일 마이헬스데이뉴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