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 오면 사람 달라진다?
사회적 동조성 낮아…차가운 성격
군 복무가 개인의 성격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이
차가워져서 친구나, 가족, 직장 동료들과 친근하게 지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특정한 경험이 개인의 성격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이번 연구는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의 조슈아 잭슨 교수는 독일 튀빙겐 대학팀과 함께
독일의 여러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성격 특성을 6년간 추적 조사했다. 이들 학생은
의무에 따라 군 복무나 민간 공익근무 중 하나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성격
특성을 고교 재학시절 한차례, 그로부터 6년에 걸쳐 3차례 각각 검사했다. 후자의
시점은 이들의 군이나 민간 복무가 끝난 뒤였다.
추적 검사결과 이들의 인격적 성숙을 나타내는 지표는 군복무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잭슨 교수는 “군대는 ‘당신을 남자로 만들어준다’고
약속하며 군 복무를 마치면 성숙해진다고 선전한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조사결과는
이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인격적으로 성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이며 군에서 선전하는 효과의 많은 부분은 이로 인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표와는 달리 동조성(agreeableness), 즉 따뜻하고 배려와 협조를
잘하며 사회성이 좋은 것을 뜻하는 지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군복무 집단의 동조성은
고교 시절보다 약간 높아지기는 했지만 공익근무 집단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상대적으로 성격이 차갑다는 말이다.
잭슨 교수는 동조성이 낮다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 특성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가까운 이들과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대신에 직장에서 성공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사람들은 투쟁을 통해 승진 사다리를
올라가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인기없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더 큰데 이는 사업의
성공의 위해 필요한 능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복무를 한 사람들의 이혼율, 수명, 월급 ,건강 상태는 공익근무를 한
사람들과 차이를 보인다”면서 우리의 연구결과는 그 이유를 설명하는 새로운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 대해 잭스 교수는 “군복무는 개인의
일상 행동과 기대치가 다른 사람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되는 극히 드문 상황을 만들어낸다”면서
“군에서는 누군가가 당신 내부의 개인적 요소를 모두 파괴하고 그 자리에 뭔가 다른
것을 채워 넣으려고 온종일 적극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 최근호에 실렸으며
과학뉴스사이트 사이언스 데일리가1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