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0개 유명 립스틱에서 납 성분 검출
FDA 조사 결과, 값싼 제품이 함유량 적어
립스틱 속의 납 성분에 대한 우려가 지난 1990년대부터 제기돼 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의 유명 립스틱 제품 400개에서 납 성분이 검출됐다. ‘립스틱의 안전성’에
대한 공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최근 유명 화장품 회사의 립스틱 400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납 성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가장 납 성분이 많이 검출된 제품 10개 중 5개가 로레알, 메이블린의 제품이었고,
커버걸, 나르스(NARS) 사의 제품도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시민단체의 립스틱 납 성분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에 힘을
더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단체인 ‘안전한 화장품’ 은 그동안 “립스틱
납을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기준을 FDA가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 시민단체는
2007년 검사에서 로레알, 커버걸, 크리스찬 디올, 메이블린 같은 유명 업체의 립스틱에서
납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FDA는 그 후 2차례 자체 검사에서 립스틱의 납성분이
염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안전한 화장품’ 등 소비자 단체들에서는 FDA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종전조사에 비해 훨씬 많은 제품을 상대로 한 결과인 데다 검출량도
높은 수준이다. 최고 수준의 납이 검출된 메이블린의 제품은 납 함유량이 7.19ppm으로
종전 FDA 조사의 검출량보다 2배나 높았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2008년 소비자들에
대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규정한 기준치인 5ppm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평균 검출량은
1.11ppm으로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조사 결과 납성분이 가장 적게 검출된 브랜드는 오히려 가장 값싼 제품인 것으로
나타나 비싼 브랜드라고 해서 납 성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 결과는 14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