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뇌를 정말로 쪼그라트린다
감정·자제력 담당 부위, 부피 줄어
스트레스가 두통과 불면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실제로 뇌를 쪼그라들게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마감에 쫓긴다거나 버스를 놓치는 것 같은 평범한 스트레스는 여기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관계가 깨진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거나 총으로
겨눠진다거나 하는 정말로 나쁜 일이 일어날 때의 스트레스다.” 이번 주 ‘생물학적
정신과학(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 판에 실린 논문의 책임 저자인 미국 예일대의
신경생물학자 라지타 시나 박사의 말이다.
단순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느끼는 것은 뇌를 위축시키지 않았지만 생애에서
심각한 사건을 겪은 사람이 스트레스로 지치면 달라졌다. 혈압이나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요 특히 감정과 자제력을 관장하는 전전두엽 피질의 한 부분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 박사의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뇌가 위축되는 것은 고혈압이나 정신 장애
같은 만성 질병의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이 연구한 건강한 사람들의
뇌 기능도 이미 이처럼 뇌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을 받고 있는 중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의 스트레스는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물론 “스트레스는 삶의 일부다. 그렇다고 소동을 피울 일이 있나?”라는 사고방식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큰 문제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스트레스가 만성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이라는 증거가 대단히 많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뇌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중독이나 불안증
같은 스트레스 관련 정신장애를 앓는 환자들에 집중됐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런
연구에서는 감정 제어와 성격의 중추로 생각되는 전두엽의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드러났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의 뇌에 스트레스가 미치는 누적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18~48세의 자원자 103명을 모집한 뒤 체계적인 인터뷰를
했다. 이를 통해 생애의 스트레스성 사건에 대한 정보와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겪고
있다는 주관적 느낌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다음 자기공명영상장치( MRI)로
이들의 뇌를 스캔 했다. 그 결과는 앞서 설명한 대로다.
그러면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의 뇌가 더 쪼그라들었을까? 이번 연구에선 여성이
적어서 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시나 박사는 이번 연구의 요점은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할수록 당신의 뇌는 형편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데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산책을 한다거나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잘 대처하면 뇌도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의 뉴스 전문 케이블 TV인
msnbc가 1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