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향수, 유전자에 이미 쓰여있다

면역 유전자, 어떤 향기 좋아하느냐 결정

한 사람이 좋아하는 향기는 다른 사람은 싫어하는 냄새일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떤

향기를 좋아하는가 하는 선호도는 유전자에 의해 미리 결정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연방공대의 오구스트 하메를리 박사가 이끄는 팀은 116명의 남녀 참가자를

대상으로 향수의 주성분인 10가지의 다른 향기를 맡고 선호도를 평가하게 했다. 향기는

삼나무, 장미, 계피, 이끼 냄새 등이었다. 그 결과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남미 발삼나무에서

채취하는 방향성 수지인 톨루발삼으로 나타났다. 바닐라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베티베르풀 향기였다. 인도산 풀에서 채취하는

이 향기는 나무나 흙 냄새가 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각각의 향기에 대한 선호의 강도는 당사자가 특정 유전자(MHC)의 어떤

버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조직적합성 복합체라 불리는

MHC는 장기이식 때 면역 거부반응의 강도를 결정하는 유전자다. 사람들은 이 유전자형이

자신과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사람의 체취에서 가장 큰 성적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여성을 대상으로 남성의 체취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땀에 젖은

티셔츠’ 실험이 유명하다. 진화생물학자들은 이런 선호양식이 근친 교배를 막으면서

보다 다양한 면역체계를 갖춘 후손을 낳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메를리 박사는 “사람들은 잠재적인 짝짓기 상대에게 자신의 체취를 가장 잘

광고할 수 있는 향기를 선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MHC와 타인의 체취에

대한 성적 선호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향기 선호가 수행한다는 이론이다. 그는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 특정인을 위한 완벽한 향수를 만드는 것은 아직 어렵다”면서

“하지만 향기의 종류와 참여자의 수를 늘리면 점점 더 많은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국제화장품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에

실렸으며 미국 방송 폭스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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