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성생활, 뇌 발달에 악영향 끼친다”
신경세포 복잡성 줄고 우울증 위험까지
청소년기에 섹스를 하면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교 신경과학부 랜디 넬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청소년기에
섹스를 하게 되면 뇌에도 그에 따른 영향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후 40일(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에 해당)된 수컷 햄스터들을 발정기의
성숙한 암컷들과 섹스를 하게 만들었다. 또한 성숙한 수컷(생후 80일)들에게도 섹스를
하게 했고, 대조군으로 40일, 80일된 별도의 수컷 집단을 암컷과 접촉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 후 이들 햄스터가 생후 120일 됐을 때 다양한 검사를 했다.
그 결과 40일 때 섹스를 했던 햄스터들은 물속에 집어넣자 다른 집단들에 비해
수영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 징후에 해당한다. 섹스를
했던 모든 햄스터는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불안감(anxiety) 수준도 더 높았다.
이는 미로찾기 에서 얼마나 의욕을 보이는지를 통해 측정했다.
40일 때 섹스를 한 집단은 뇌 수상돌기의 복잡성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돌기는
뇌신경의 끝부분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곳으로 다른 신경세포의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들 집단은 또한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돼
있었으며 번식과 관련된 조직인 정액분비샘과 정관 등이 더 작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른 시기의 섹스로 인한 혜택도 있었는데 체질량 지수가 더 낮았으며 면역
반응도 강화돼 있었다.
연구팀의 자카리 바일 교수는 “일반적으로 섹스를 할 기회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면서 “우리는 청소년기의 섹스가 (남성호르몬과
연관되는)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알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세릴 시스크 교수는 “청소년기에 테스토스테론은 신경망이
조직화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최대한 남성다운
사회적 행태를 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그녀는 “테스토스테론은 예컨대 수상돌기가 조직화되고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는 방식을 포함하는 뇌의 구조적 변화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15세 청소년의 13%가 섹스 경험이 있으며 첫
섹스를 하는 평균 연령은 17세다. 후자는 앞서 햄스터 연구의 범위에 들어가는 연령이다.
바일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처음 섹스를 하는 연령은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햄스터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이것이 사람에게도 해당되는지를 확인하려면 광범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달 15일 신경과학 협회 연례 총회에서 발표됐으며 과학뉴스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가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