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타이레놀, 복용법 안지키면 ‘치명적’
조금씩 과용해도 오래 먹으면 간 손상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 아미노펜)이 조금 많은 분량이라도 장기
복용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일 권장량보다 조금씩만 많이
먹어도 며칠, 몇주, 몇 개월 계속 복용하면 간 손상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타이레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진통제여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병원 연구팀은 1992년~2008년 이 병원 간이식
센터에 입원한 환자 663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모두가 아세트아미노펜 때문에
간이 손상돼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첩된 사람들이었다. 이 중 161명은 두통,
치통, 복통, 근육통 때문에 권장량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
복용한 환자들이었다.
분석 결과 이렇게 소량 과다복용을 장기간 해 온 환자들은 예컨대 자살 등을 목적으로
한차례 대량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 상태가 더욱 나빴다. 간과 뇌에 이상이 있고 신장투석이나
호흡 보조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일이 더 많았으며 사망 위험도 더 높았다.
영국 임상약학저널(British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에 논문을 발표한
케네스 심슨 박사는 “소량씩 과다복용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축적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소량 과다복용자와 한차례 과다복용을 한 뒤 병원에
뒤늦게 실려온 환자들은 세말하게 관찰해 혈중 아세트아미노펜 농도와 상관없이 해독제(N-acetylcysteine,
산화방지제) 투여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감기약 등에도 일부 들어있기 때문에 여기에 타이레놀을
함께 복용할 때는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국내의 성인용 타이레놀 알약에는 500mg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들어있으며 4~6시간마다 1~2알을 복용할 수 있다. 최대 복용량은
24시간 동안 8알(4g)이며 이보다 많이 먹어서는 안된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영국 BBC 뉴스 등이 2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