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빛 쪼이면 ‘겨울 우울증’ 고친다
뇌에 감광영역 자극해 무기력증 등 고쳐
밤이 길어지면서 겨울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밝은 태양빛으로부터 도망칠 궁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스스로 기분을 ‘업’ 시킬 수 있다. 귓속에
밝은 빛을 비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겨울이 긴 북부 유럽에는 계절성 정서장애(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를
앓는 사람이 많은데, 영국인의 4명에 1명이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질환은
뇌가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시키는데 필요한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병에 걸리면 가벼운 무기력증에서 우울증, 불면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제 치료가 가능하다.
핀란드 회사 발키(Valkee)와 오울루 대학교 연구팀은 각각 실험을 통해, 귀 속으로
빛을 비추면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의 뇌가 빛에 민감하므로
귓속을 통해 뇌의 감광영역에 빛을 보내면 계절성 정서장애를 예방하거나 고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발키사는 지난 2010년 8월에 빛을 방출하는 헤드셋을 185파운드(약 330만 원)에
출시했는데, EU 규정에 따라 의료기기로 분류되어 있다. 오울루 대학교 연구팀은
발키 제품을 이용해 계설성 정서장애를 앓는 환자들에게 매일 8~12분 동안 한 달
간 빛을 쪼였더니 완벽하게 치료가 되었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실험으로 볼 때, 귀를 통해 뇌에 밝은 빛을 전달하는 방법은
계절성 정서장애를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키사의 제품은 아이포드처럼 생긴 것에 소리가 아닌 빛을 방출하는 이어폰이
달려 있다. 이 장치는 귀를 통해 밝은 빛을 직접 뇌에 전달함으로써 기분을 바꾸기도
하고, 비행기 여행 뒤 겪는 시차에 따른 생체리듬 장애도 고칠 수 있다. 단, 손전등으로
빛을 쪼여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 빛은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기분과 불안 장애(Mood and Anxiety Disorders)’
국제 포럼에서 발표됐으며,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이 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