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하루 넉 잔 이상 마시면 위암 위험↑
와인이나 양주보다 맥주가 가장 안 좋아
술을 하루 평균 네 잔 이상 마시는 술꾼들은 위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갑절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카탈루냐 종양학 협회(Catalan Institute
of Oncology) 연구팀은 음주가 위암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지역 성인 50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우선 하루
네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유럽 성인 남자 1만 명의 위암 발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반 잔 이하의 술을 마시는 일반인에 비해 위암 발병 확률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맥주가 위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와인이나 양주 등을 마시는 사람보다 더 높은 위암 발병률을 나타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음주와 위암 발병 사이에 특별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하루 네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 술꾼은 표본 숫자(2300명)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녀 통틀어 위암 발병자의 절대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위험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연구팀이 연구 대상으로 삼은 약 1만 3000명의 술꾼들 가운데 실제 위암에
걸린 사람은 33명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해 “술을 많이 마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위암 발병률이
높아졌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과음 자체가 위뿐만 아니라
식도와 간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음주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하루 최대 음주량은 남자의 경우 두 잔, 여자는 한
잔이다.
위암은 선진국일수록 발병 확률이 낮아지는 질병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위암은 발병 빈도가 낮은 암에 속한다. 한국의 경우 1999년까지 위암이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사망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위암 사망률(20.4%)은 폐암(30.0%)과 간암(22.6%)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임상영양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렸으며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