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카바수술 비판 교수 해임은 부당"
행정법원, 건국대에 패소 판결
건국대병원이 독자 개발한 수술법의 부작용을 외부에 발표했다는 이유로 소속
교수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부속병원 소속 교수 2명을 해임했다가 취소 처분을 받은 건국대학교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병원 심장내과의 유규형, 한성우 교수는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
· 종합적
대동맥 판막 및 근부성형술)’ 수술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며 2009년 부작용 사례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하고 유럽흉부외과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듬해
학교는 두 교수가 병원의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해임했다가 교원소청심사위가
해임취소 처분을 내리는 일이 두 차례 벌어지자 11월에 소송을 냈다.
1997년 송 교수가 개발한 카바수술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이용해 손상된
심장 판막 일부를 재건-성형한 다음 판막 주변에 특수한 ‘링’을 끼워 근육을 고정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이 점에서 고장난 판막을 인공판막, 또는 소나 돼지에서 떼어낸
생체판막으로 교환하는 기존의 판막치환술과 구별된다.
이에 대해 대한심장학회 홍보이사 김영훈(고려대 의대) 교수는 “양심에 입각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논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교수가 해임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정법원의 올바른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당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술법(카바)을 환자에게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의료기술은 부작용과 피해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다음에 정립되어야 하는데 카바수술은 예나 지금이나
이런 기본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