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다리 떠는 사람, 고혈압 위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수면 부족이 원인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을 앓는 중년 여성들은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밤 시간에 다리가 저려오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 다리를 떨게 되는 질병이다.
한국 성인 가운데 약 5.4%가 이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5~15%가 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치앙 가오 교수는 최근 하지불안증후군과 혈압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간호사건강연구(NHSㆍNurses’
Health Study)에 수집된 의료 기록을 다시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은
50세 전후의 여성 간호사 9만 8000명이었다.
그 결과 하지불안증후군을 경험한 여성들이 고혈압 증상을 나타낼 확률은 일반
여성에 비해 41%가 높았다. 특히 증후군을 더 자주, 더 심하게 경험한 여성일수록
혈압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수치는 여성의 나이나 흡연 여부, 몸무게,
뇌졸중을 앓은 경력이나 심장병 경력 등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고려하여 계산한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이 혈압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면 부족 때문이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다리 떨림 증상 때문에 밤에 잠을 설친다.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교
도메닉 시카 교수는 “잠을 푹 자면 혈압이 20% 가량 떨어진다”면서 “반대로 잠을
설치거나 근심 걱정이 많은 경우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하지불안증후군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전반적인 혈압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아니어서 명확한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 헬스데이와 미국 방송 폭스뉴스 온라인판 등이 1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