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 사람 잡는 살충제 조심!
살충제 중독이 빈대에 물리는 것보다 더 위험
빈대를 잡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할 경우 빈대보다도 살충제가
몸에 더 안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빈대는 동물 털 안에 주로 기생해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해충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살충제 과다 사용으로 목숨을
잃은 65세 여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빈대 살충제의 위험성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사는 이 여성은 지난해
집에서 흡혈 빈대를 발견한 뒤 잔뜩 겁에 질려 살충제를 온 집안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이렇게 하고도 마음을 놓지 못했고 심지어 몸에서 빈대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공포에 질린 이 여성은 살충제를 적신 냅킨으로 가슴을 문지르고,
그것도 불안해 빈대가 살고 있을 것 같은 머리카락을 직접 살충제에 담그기까지 했다.
결국 이 여성은 구토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미국 연방 질병관리본부(Federal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이 여성의 사망 원인을 살충제 남용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빈대를 발견하면 기겁을
하고 무작정 대량으로 살충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살충제들은 대부분
약국에 가면 바로 살 수 있는 것들이다. 머리카락에서 발견되는 이(lice)를 없애준다는
샴푸는 피부에 직접 닿는 살충제의 일종이지만 역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 따라서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소비자가 스스로 그 사용량을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연방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년 동안 미국 7개 주에서
111명이 빈대 살충제를 남용하거나 잘못 사용해 병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