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 사망 후 대장내시경 검사 급증
대장암에 경각심… 건강검진에 추가
지난 14일 사망한 고 최동원 한화이글스 감독의 사망원인이 대장암으로
밝혀지면서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되는 데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좋기 때문이다.
서울 대항병원의 한 관계자는 23일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는
예약환자의 수가 추석 이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전에는 하루 평균
90여 건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지만 요즘엔 약 130건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 감독
사망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도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의 장희철 센터장은 “최
감독 사망 전 하루 평균 170건이던 대장 내시경 검사건수가 요즘은 230건으로
25%이상 늘었다”면서 “9월이 대장암의 달이어서 검사 환자수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최 감독의 사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솔병원과 양병원의 관계자들도
“건강검진 항목에 대장내시경을 추가하려는 문의 전화가 추석 이후 평소 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강검진 전문병원인 하트스캔의 관계자는 “조기에
질병을 찾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검진이 유행을 따르는 것은 문제”라면서 “대장암
보도가 많이 나오면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불필요한 30대들도 검사를 요구하는 것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 대형병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대장내시경
검사 1만 건 당 1건 정도로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발생한다”면서 “가족력도
없는 데 20대나 30대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은 의료비 낭비이자 공연히 천공 위험을
무릅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장암은 5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하는 병이기 때문에 유전적인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젊은 나이 때부터 받을 필요는 없다. 대한소화기내과학회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 검사는 50세 되는 해부터 5~10년 마다 한 차례 받으면 된다.
부모나 형제 중 한 명이 55세 이하에 암에 걸린 적이 있다면 40세부터 5년 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