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흥분해서 몸이 아프다
불면증, 가슴통증, 입맛 없음 등 모두 호르몬 작용 때문
흔히 “사랑을 하면 열병을 앓는다”고들 말한다. 밤에 잠도 오지 않고 일에 집중도
안 된다. 심하면 가슴통증을 앓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랑 열병은 ‘나만 느끼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 실제 사랑하는 감정이 유발한 호르몬 작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MSNBC방송 온라인판은 24일 ‘사랑 중독: 성(性), 로맨스, 그리고 다른 위험한
약물들(Love Addict: Sex, Romance, and Other Dangerous Drugs)’의 저자인 에슬리
앤 베어 (Ethlie Ann Vare) 등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사랑 열병’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소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뇌에 흥분한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oxytocin)
등이 몸에서 분비된다. 이들 화학물질과 호르몬은 상대를 보고 첫눈에 빠졌을 때
상호 작용을 일으켜 정신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amphetamine)을 복용한 것과 비슷한
증상을 몸에서 나타낸다. 즉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을
높여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일종의 약물 중독과 비슷한 것이어서 긍정적인 효과 외에
여러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흘 동안 잠을 못 잔다거나 음식이 목에
안 넘어간다거나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잠이 안 오는 것은 사랑에 빠지면 몸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뇌에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도파민은 적당히 분비되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지만
과다하게 분비되면 흥분으로 잠을 못 이루게 하기도 한다. 사랑에 빠지면 얼굴이
홍조가 되고 에너지가 넘치는데 이는 도파민의 긍정적인 역할이다. 반면 2, 3일이나
잠을 못 이루는 것은 도파민이 많이 분비돼 생긴 부작용이다.
사랑에 빠지면 음식 맛을 제대로 못 느껴 음식이 안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 역시 사랑에 집착하는 감정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이런 감정은 짧으면 6개월, 길어도 2년 안에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