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고수’ 기름, 슈퍼박테리아 퇴치

식중독 일으키는 살모넬라·병원성 대장균 등에도 효과

식중독균과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치명적인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향신료로 쓰이는 고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이 탁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베이라 인뜨리오르 대학의 페르난다 도밍구 박사팀은 코리앤더(Coriander)라

불리는 허브식물의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슈퍼박테리아로

분류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병원성대장균(E.coil) 등을 포함한

12종류의 박테리아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 박테리아는 감염의 원인이 되는

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퇴치가 어렵다. 그런데 실험 결과 12종류의

박테리아 모두 생장을 멈추고 대부분 죽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리앤더는 ‘고수’라고도 불리는 미나리과의 한해살이풀로 지중해 연안 여러

나라에서 자생한다. 잘 익은 씨는 상큼한 레몬과 비슷한 방향성 향기가 나고 맛은

옅은 단맛이 느껴지는 감귤류와 비슷하다. 멕시코, 아랍, 중국, 태국 등에서는 씨와

잎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데 향신료로 쓸 때는 영어명인 코리앤더라고 부른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리앤더 씨앗의 기름은 박테리아 세포의 표면 막을 손상시켜

박테리아가 제대로 호흡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박테리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앤더는 고대부터 약용식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그 같은 효능을 발휘하는지는 이번 연구 결과로 밝혀진

셈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100만 명 정도가 식중독에 걸리며 이들 중 2만 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사망자는 약 500명에 이른다. 또한 2009~2010년에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1900명 가운데 500명이 사망했다.

도밍구 박사는 “코리앤더 기름은 일반적인 항생제를 대체할 만하다”며 “우리는

코리앤더를 함유한 로션, 구강세정제, 알약 등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코리앤더의 효능을 발견한 데서 그치지 않고 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 미국 FOX뉴스가 24일 보도했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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