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심하면 자녀 정서장애 가능성
영양 부족과 탈수가 태아 뇌 발달에 영향
심한 입덧은 임신부들을 괴롭힐 뿐 아니라 뱃속 아이에게도 영향을 줘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심리·행동학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UCLA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입덧 경험 여성을 대상으로 감정이나
행동에 문제를 가진 자매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입덧 경험 여성과 그 자매들을 합한
대상자들 중 어머니가 심한 입덧(임신 오조, hyperemesis gravidarum)을 겪었던 87명과
어머니가 그렇지 않았던 경우의 172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어머니가 심한 입덧으로
고생했던 응답자들의 경우 우울증, 조울증, 정서불안을 보일 확률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3.6배 더 높게 나타났다.
여성은 임신 초기에 입덧이라 불리는 가벼운 구토감을 느끼곤 하는데 이것이 사라지지
않고 심해지면 음식물 섭취를 못하고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유산이나 생명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만 한 해에 28만 5000명의 여성이 그 같은 증세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엄마가 심한 입덧 탓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심한
탈수 증상을 일으킴에 따라 뱃속 아이에게 공급되는 영양분 부족으로 아이의 뇌 발달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태어난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심리·행동학적 문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UCLA의 조교수 말레나 페조는 “이전 연구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입덧이 12세가 된 자녀의 집중력 및 학습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들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극도의 입덧 환경에 노출된 후 성인이
됐을 때 어떤 상태에 놓이는지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덧이 심한 경우
그냥 넘기지 말고 앞으로 태어날 자녀의 삶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건강과 질병 발생기원 저널(Journal of Developmental Origins
of Health and Disease)에 최근 게재됐으며 과학논문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