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신경과 다녀야 오래 산다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진료보다 수명 20% 늘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1차 진료 의사를 찾기보다 신경과를 찾아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1차 진료 의사란 주로 가정의학과와
내과, 외과, 소아과 등 1차 진료를 담당하는 곳을 말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1차
진료를 담당하지만 환자를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지와
그로 인해 어떤 치료 효과를 얻었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2002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외래환자 13만8000명의 의료 기록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약 68%가 신경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 결과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진료 이후 6년 안에 숨질 확률은 1차
진료 의사에게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20% 낮게 조사됐다. 또 신경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양로원으로 보내질 확률과 대퇴부 골절로 고생할 확률도 1차 진료 의사
환자들에 비해 각각 20%와 14% 낮게 나타났다. 이는 실생활과 관련된 치료에서도
신경과 진료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여성이나 소수 인종에 속한 파킨슨 환자일수록
남성이나 백인 같은 주류 집단의 환자에 비해 신경과를 덜 찾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경우 남자에 비해 22%, 소수 인종은 백인에 비해 17%가량 신경과를 덜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과 진료가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성별과 인종에 따라 신경과를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이들을 위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이번 연구에 대한 논평을 쓴 워싱턴 대학교의 제임스 버크 박사는 “파킨슨 환자들이
신경과를 보다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1차 진료 의사들의 병에 대한 지식을
높이는 조치가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학(Neurology)’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뉴스
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가 1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