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뱃속 자녀는 물론 손자도 저체중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저체중아가 나중에 온갖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므로 임부 스트레스가 자녀와 손자의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의 씨앗이 된다는
것.
특히 아들을 임신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손자가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커서 임부 스트레스의 영향은 외손자보다 친손자에게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그 대학교의 아만다 드레이크 박사팀은 출산을 앞둔 쥐에게 스트레스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다량 분비되는 환경을 만들어서 새끼 쥐와 손자 쥐의
건강상태를 관찰했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임부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병을 앓거나 △특정
병과 조기출산 때문에 특별한 약을 복용할 때 많이 분비된다. 핏속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많은 임부가 낳은 아기는 몸무게가 덜 나가고 혈압은 높으며 나중에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연구진이 실험용 쥐에게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을 주입해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가
많아지도록 했더니 새끼 쥐 뿐 아니라 손자 쥐까지 체중이 적었고 혈압이 높았다.
또 연구진의 관찰 결과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엄마 뱃속 쥐의 간과 태반 유전자를
변화시켰고 이 유전자가 대물림됐다.
드레이크 박사는 “흥미롭게도 엄마 뱃속의 쥐가 숫쥐일 때 손자 쥐가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향이 더 심했다”면서 “사람으로 치면 아들을 임신했을 때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아들의 자녀에게 나중에 성인병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내분비학회 제93차 연례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5일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