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름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단어는?
사랑, 중앙, 효 순서… 이름 짧아지는 추세
우리나라 병원 이름에 가장 많이 들어간 단어는 ‘사랑’이며 최근에 세워진 병원일수록
이름이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 의대 의료경영학과 이광수, 대전대 경영대 병원경영학과 홍상진 교수는
병원명부에 있는 1993개 병원 이름에 포함된 단어 3352개를 분석했다.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병원의 종류를 뜻하는 표현은 제외했다.
그 결과 병원 한 곳당 평균 1.7개의 단어로 된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며 2000년
이전에 설립된 곳은 평균 1.83개, 2000년 이후 설립된 곳은 평균 1.61개로 점점 짧아졌다.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사랑’으로 63개 병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다음은 ‘중앙’
61개, ‘효’ 58개, ‘서울’ 55개, ‘여성’ 49개 순으로 나타났다.
병원 종류별로는 종합병원은 ‘의료원’ ‘부속’ ‘중앙’ 등 소속재단과 같은
병원 관련 정보를 가진 단어가 많은 반면 병원 급 의료 기관에서는 ‘여성’ ‘정신’과
같은 진료 분야의 명칭을 많이 사용했다. 요양병원은 ‘효’ ‘사랑’ ‘노인’ 등
정(情)이나 가족처럼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설립시기에 따라서도 병원이 선호하는 단어가 달랐는데 2000년 이전에는 ‘의료원’
‘정신’ ‘성모’ ‘서울’ 등이 많았다면 2000년 이후에는 ‘사랑’ ‘효’ ‘여성’
‘노인’ 등이 많았다. 또한 2000년 이후에는 한글을 사용하는 비율이 외국어보다
높아졌고, 진료 분야와 관련된 명칭을 사용하는 비율은 낮아졌다. 외국어는 2000년
이전에 ‘세브란스’ ‘가톨릭’ ‘파티마’ 등이 많았다면 그 이후에는 ‘굿모닝’
‘센텀’ ‘시티’ ‘실버’ 등이 많았다.
연구진은 “2000년 이후 이름에 쓰는 단어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숫자 또는 영문을 사용한 병원명이 등장했다”며 “특히 병원이 추구하는
지향이나 특성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사랑, 중앙, 효’와 같은 암시적 표현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어 “2~3음절로 된 이름이 단순하고 기억이나 발음이 편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선호한다”며 “최근 세워진 기관일수록 이름이 짧아진 것도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하도록 하려는 마케팅 차원의 노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병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차별화된 명칭이 필요하게 됐다”며
“병원 특성과 잘 어울리는 이름을 붙이면 소비자들의 선호도나 병원 이미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