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록 임수혁, 스포츠스타 쓰러뜨린 부정맥은?

“예방 위해 술과 카페인 음료 줄여야”

K리그 제주유나이티드의 신영록(24) 선수가 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갑자기 쓰러진지

1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병명은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 신영록은 200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선수다.

같은 팀의 김은중(31)은 11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멜버린 빅토리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일어나라 영록아’라는 속옷을 보여주며 골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축구 팬들은 그가 침상에서 일어나 한 마리 말처럼

뛰어다니게 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신영록처럼 운동선수에게 부정맥에 의한 심장마비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2000년

4월 18일 프로야구 경기 도중 쓰러져 9년 10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롯데 자이언츠의

임수혁 선수의 병명도 부정맥이었다.  

외국에서도 스포츠 스타가 부정맥으로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07년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 FC의 촉망받던 미드필더 안토니오 푸에르타가 경기 도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푸에르타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국가대표였다.

브라질, 헝가리, 카메룬의 축구선수들이 경기 도중 심장에 고장이 났고 사망한

일들이 이어졌다. 논란이 있지만 ‘천하무적 액션 스타’ 이소룡의 유력한 사인도

부정맥이다.

이렇게 건장한 운동선수들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 부정맥은 무엇일까.

우리의 심장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뛰지만 중요한 건 규칙성이다. 부정맥이

생기면 이 규칙성이 깨진다. 즉 심장의 전기시스템에 고장이 나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또는 불규칙해지는 병이다. 운동선수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다.

부정맥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이유, 지나친 스트레스, 술, 담배,

카페인, 불충분한 수면 등이 전기시스템을 고장 낼 수 있다. 고혈압, 알코올, 독감바이러스,

카페인 등의 이유로 심장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거나 느리게 뛰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 흠모하던 이성

앞에서 평소보다 급하게 뛰는 심장은 기분 좋은 반응이지만 이런 일이 평상시에도

수시로 발생한다면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뛰는 속도가 빨라지면 심장에 혈액이 들어와 차기도 전에 또 펌프운동을 하고

이는 혈액이 충분히 심장 바깥으로 나가는 걸 방해한다. 이는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되고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을 일으킨다. 반면 심장이 평소보다 느리게 뛰면 혈액공급이

잘 되지 않아 어지럼증이 생겨 실신할 수 있다.

부정맥은 신영록처럼 평소 건강해보이던 사람에게도 다가온다. 누구도 안심할

수가 없다. 평생 증상이 없다가 한 번 찾아온 부정맥이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하고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스포츠스타가 심장의 ‘발전기’에

고장이 날 가능성은 다른 어떤 병보다 크다.  

예방이 최선이다. 술과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을 줄여야 한다. 금연, 체중 조절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무리하지 않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부정맥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선수가 자기 관리의 끈을 늦추지 않아야 할 이유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부정맥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률은 뚝 떨어뜨린다.

그리고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심장마비 환자를 살려낼 수 있다.

다행히 신영록은 조금씩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뇌사 상태에 빠졌던 임수혁과는

다르다. 경기장에서 응급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 선수는 의학적 조치에

따라 저체온 상태에서 잠을 자고 있는 상태다. 의료진은 온몸의 전해질 농도가 정상을

회복하면 수면상태에서 깨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구 팬들은 신 선수가 제주도 야생마처럼 종횡무진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다시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만약 신영록이 다시 일어나서 축구공을 찰 수 있다면

임수혁의 공이 크다. 임수혁이 부정맥으로 쓰러진 뒤 운동장의 응급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대책이 어느 정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하늘나라의 임수혁이 신영록을 깨울

수가 있을까? 스포츠팬들은 간절히 바란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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