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의 주된 원인은 유전자 이상

하지만 유전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최근 미국 예일대 김영신 교수팀이 한국 어린이 38명 가운데 1명이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숨겨진 자폐증을 가진 어린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할매  김태원도 한 방송에서 자폐증에 걸린 둘째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폐증은 생후 18~24개월부터 발견이 가능한데 언어 의사소통과 사회적 교류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특정 물건이나 행동에 집착하거나 몰두하고 반복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1950~60년대에는 엄마가 냉정하게 구는 등 부모의 양육 태도에 문제가 있다거나

부모 중 누군가에게 유전적 결함이 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자폐증은 사회적 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뇌질환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뇌에 어떻게 문제가 생겨 자폐증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원인으로 ▽뇌의 면역계통에 이상이 있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나 태어날

때 심박수가 낮거나 건강상태가 안 좋았다 ▽뇌가 크다 ▽유전자에 이상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거울신경세포에 결함이 있다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설들 가운데 일부는 증거가 뚜렷하지 않으며 일부는 모든 자폐아동에게

일관되게 나오지 않아 특정 원인을 제시하기 어렵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아직 없다"며

"다만 최근에는 학자들 사이에 유전자와 같은 생물학적 요인으로 자폐증이 나타난다는

주장이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유전자의 문제라고 해도 유전병처럼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고 아직은 특정 유전자가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양쪽 모두 자폐인 비율은 60~90%며 형제자매

중 한명이 자폐이면 당사자가 자폐일 가능성은 5%다"며 "설사 손상된 유전자가

있다고 해도 모두 다 발현되는 것이 아니고 이 외에도 다른 요인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자녀가 자폐증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모 가운데, 혹은 친척 가운데 누군가 잠재적으로

자폐증 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

유전자는 여러 환경적인 요소에 의해 변이가 일어나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사회성

뇌 네트워크' 회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것이 자폐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뇌’는 뇌의 특정부분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이 서로

얽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천 교수는 "자폐증 원인은 아직도 연구단계다"며 "다만 자폐는

어딘가 부족하거나 결핍된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