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의 잠못 이루는 밤…이유는?

생체시계 망가져 밤낮주기가 엉망

왜 치매에 걸린 노인은 밤에 제대로 자지 않고 식구들을 괴롭힐까? 생체시계가

열쇠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체에는 수면패턴 및 체온 유지, 혈압과 호르몬 분비 등 생체리듬을 주관하는

일종의 시계가 있다. 이 시계는 △호흡이나 눈 깜빡임 등 하루보다 짧은 주기 △밤낮에

따른 변화 등 24시간 주기 △여성의 생리 등 하루보다 긴 주기로 나뉘는데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들은 이 가운데 특히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더글라스 정신건강대학연구소 니콜라스 커마키안 박사팀은 58명에게 기증받은

뇌 조직 안의 생체시계유전자를 관찰했다. 기증한 사람 가운데 27명은 알츠하이머

환자였으며 31명은 건강한 사람이었다.

연구진은 사람 뇌의 여러 영역에서 생체시계 유전자가 기능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생체시계유전자는 흔히 피부나 혈액세포처럼 뇌 밖에 있는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24시간 주기의 생체시계유전자 리듬은 뇌 전두엽에서

표현됐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이 고장 난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서 생체시계가 정상적인 생체리듬에서 어긋나 낮과 밤의 활동이 엉키는 것.

커마키안 박사는 "알츠하이머환자들은 뇌의 생체시계가 고장 나 밤잠을 방해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글라스연구소의 다이앤 보빈 박사는 “알츠하이머가 진행될수록 수면패턴이

더 많이 바뀐다”며 “수면방해 과정을 더 명확히 이해하면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생체리듬(biological rhythm)’에 게재됐으며 과학뉴스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9일 보도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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