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최고 인공관절 개발"…의사들“글쎄”

개발자 “국제기준에 따라 미 FDA 통과”

보건복지부는 29일 고려대 의대 김성곤 교수가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선도의료기술개발사업(G7과제)의 하나로 개발한 인공고관절(엉덩이관절)이 지난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김 교수가 12년의 노력 끝에 한국인 체형에 가장 적합하고 수명은

세계에서 가장 긴 제품을 만들어 이뤄낸 ‘쾌거’였다. 그러나 국내 주요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교수들 상당수에게 의미를 묻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받은 인공고관절은 한국인 체형에 적합하고 수명이

가장 긴 ‘한국형’으로 인공관절 시험기관인 독일 엔도랩 사의 시험결과 관절이

움직이면서 생기는 마찰로 관절면이 닳아 없어지는 비율(마모율)이 세계 최저수준으로

기록됐다.

복지부는 한국형 인공고관절이 한국인의 해부학적 특성 및 생활패턴에 맞게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개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인공고관절은 서양인의 체형에 맞춰

설계돼 한국인에게 시술하였을 때 뼈의 크기와 비율이 맞지 않아 뼈에 금이 가거나

움직임이 있어 관절의 수명에 지장을 주는 단점이 있었다는 것. 또한 국내 산악지형

및 한국인의 좌식생활습관 등을 감안, 인공고관절의 디자인을 개선해 실제로 고관절의

정상 운동 범위에 가깝게 운동을 할 수 있어 수술 후 탈골을 방지했다.

복지부는

또 “고령화로 인한 고관절 환자가 점점 늘고 있어 최근 5년간 연평균 12% 증가하고

있지만 70~80%가 수입 인공관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은 최초의 ‘한국형 인공고관절’이라는 것에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해 코렌텍이라는 회사의  ‘한국형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아 현재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또 김 교수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최초의 한국형 인공고관절은 7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지만 김 교수의 제품은 임상시험 실시를 놓고 논란이 됐었다”면서 “미국 FDA는

이미 시술되고 있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서류만으로 허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마모율에 대해서 한 전문가는 “세계 최고의 평가기관 엔도랩에서 검사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그러나 인공관절은 폴리에틸렌 소재와 세라믹 소재가 있는데

세라믹이 훨씬 마모율이 낮으며 김 교수의 제품은 세라믹 제품에 대해서는 식약청의

허가를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수많은 의사들이 김 교수와 함께 G7과제에 참여했지만 김 교수와

갈등을 빚고 연구를 포기했다”면서 “의사들은 김 교수의 제품이 어떤 경로,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지는지 궁금해 하지만 김 교수가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제품을 환자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교수가 주관책임자인데, 국가 연구프로젝트에 사실상 김 교수의 회사인

㈜오티스바이오텍이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의사는 “연구 성과에 목마른 복지부의 조급함과 김 교수의 ‘추진력’이 맞아떨어져

이런 보도자료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번에 마모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을

개발하였고 마모율은 세계 최고의 검사기관에서 미국, 영국 등의 회사와 비교해서

나온 공신력 있는 자료”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또 “환자마다 활동 유형이 달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임상시험 대신 국제 기준에

따라 마모율을 테스트했던 것”라고 해명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업인데다

특허가 걸려 있는 고부가 영역이므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측은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미국 내 판매를 위해 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멕시코, 인도, 중남미 국가 등 10여개 나라와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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