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고 몸무게 줄이면 암 절반수준 낮춰”
네이처 소개, 무엇보다 얼마나 먹는가 더 중요
제약회사는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쓴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죽는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암을 예방하는 데에는 사실 그런 복잡한 기술은 필요 없다.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는 “그저 담배를 끊고 몸무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각종
암 위험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식습관이 암을 발생하는 위험 요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나오고 있다.
▽ 무엇을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
발암 물질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그 만큼 높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골라 먹어야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암학회에서 성인
90만 명을 대상으로 16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암에 미치는 영향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과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으면 식도암, 대장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신장암, 유방암,
자궁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전립선암, 위암 등 각종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
2003년 미국 암학회는 남자 일곱 명 가운데 한 명, 여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비만으로 암에 걸려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암 연구 재단과 미국 암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은 “7000여 개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과도한 체중이 각종 암과 관련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며 “암을 예방하려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가능한 한 많이 움직이고 단 음료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 비만은 다양하게 암을 발생시킨다
복부비만인 사람의 복부지방을 누르면 산성이 식도로 올라온다. 그 산성은 조직을
손상시키고 식도암을 일으킨다.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폐경 후의 여자들에게 자궁경부암과 유방암을 일으킨다.
하버드대학의 영양연구가 왈터 윌렛은 “뚱뚱한 여자는 마른 여자에 비해 에스트로겐이
세 배나 많이 퍼진다”고 말했다.
비만은 동시에 인슐린 반응을 떨어뜨리는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남아서 몸에 축적된 인슐린이 암세포 증식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인슐린 수치를 낮춰주는 메트로포민같은 당뇨병치료제가 췌장암과 유방암을 포함한
많은 암 위험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메트로포민이 인슐린으로 인해 발생한
암을 치료 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 비만女가 비만男보다 암 위험이 높다
최근 연구에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암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스웨덴 연구진은 2000명의 과체중 남녀에게 비만수술을 하자 암 발생 위험이 여자는
42%나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위의 일부분을 잘라서 십이지장을 우회하게 해 주는 수술인
위우회술이 암 발전 위험을 24%,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46%나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여자만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체중감량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가벼운 운동도 암 위험을 줄인다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하거나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도 운동도 암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활동적인 사람이 음식을 소화시키는 속도가 빠른 경향이 있다는
것.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크리스틴 프리덴라이히 교수는 "육체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대장의 점막에 발암물질이 접촉하는 것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비슷하게 폐기능이 좋아져 공기에 있는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할 수 있고
호르몬도 암을 억제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프리덴라이히 박사팀은 폐경기가 된 캐나다 여자들에게 일주일에 세 시간씩 걷도록
하자 일 년 뒤 앉아있기만 한 여자들에 비해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진 것을 발견했다.
▽ 더 나은 영양정보 제공해도 암 위험 줄여
일부 과학자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영양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영양가
있는 식단을 먹도록 유도해 비만을 피하고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경제적인 인센티브가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꿔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2월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강하지 않은 식품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최고의
접근법이라고 한다. 뉴욕주립대학 연구진은 42명의 엄마들에게 각각 22.5달러를 주고
슈퍼에서 가상으로 일주일치 먹거리 장을 보게 했다. 쇼핑은 총 다섯 번 이루어졌는데
연구진은 다섯 번 모두 음식의 가격을 다르게 매겨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했다.
건강한 음식의 가격을 12.5~25% 낮추고 낮춘 가격만큼 건강하지 않은 음식의 가격을
높이자 구매한 음식의 총 칼로리가 낮아졌다. 이와 달리 건강한 음식을 사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 소비자들은 남는 돈을 정크푸드를 사는데 써 오히려 전체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소비가 늘었다.
미국 예일대 그리핀 예방연구센터의 데이비드 카츠는 “세금이나 보조금이 비만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런 작은 간섭이
제방역할을 해 쌓이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