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학회에 ‘깔깔 이벤트’ 넘치는 까닭은?

리베이트 금지 후 선물-음식 대신 등장

국내외 의료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나 심포지엄에서 제약사의 약을 홍보하기

위한 방법이 선물이나 음식 제공에서 관심을 끌만한 이벤트 개최로 바뀌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감염재단이 6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하고 있는 ‘제8회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는 30여 제약회사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사진촬영,

게임, 낙서판 등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대신 선물은 리베이트 쌍벌제 여파로

물티슈, 음료수, 볼펜과 같이 간단한 기념품만 제공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은 눈에 띄는 이벤트로 의료 관계자의

발길을 이끌었다. 한국화이자 영유아 백신 프리베나13 부스는 즉석 사진 촬영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국 화이자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고 어린이 백신을 상징하는

배경화면과 합성해 즉석에서 현상을 하며 종이 액자로 만들어 제공했다.

의료학회에 ‘깔깔 이벤트’ 넘치는 까닭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부스 한쪽에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쓸 수 있는

낙서판을 만들었다. 낙서판의 주제는 ‘오구멘틴 30년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이다.

오구멘틴은 GSK의 항생제이다. 낙서판에서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관계자들의 의견이

적혀 있다.

또 한국MSD는 자사 제품에 대한 퀴즈 문제를 맞히게 하고 룰렛 게임을 통해 선물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컴퓨터 화면에 제시되는 질문에 맞는 답을 찾아서 연결하는

식이다. 하지만 문제를 맞히더라도 룰렛 게임에 실패하면 선물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도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MSD의 이벤트에 참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선물을 받기 위해서 보다 문제를

풀었음에도 선물을 받지 못해 또다시 도전하게 됐다”며 “몇 번씩 방문하면서 결국

제품을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부스를 설치한 제약사가 자사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USB

등 고가의 선물과 함께 다트게임 등 푸짐한 경품행사를 진행했으나 올해에는 이벤트를

주로 하는 행사로 변했다는 것.

심포지엄에 참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기념품 제공에 대한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그 수준에서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리베이트 제재 때문에 많이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전에 학술대회에 참가하면 아침에 밥을 굶고 와도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샌드위치, 떡 같은 먹을 것이 많았고 제약회사에서 나눠주는

선물을 받기 위해 줄까지 서서 기다릴 정도”라면서 “올해에는 이런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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