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도 하지 말아야 할 일 잘 안다
나쁜 행동 강요받으면 뇌에서 거부감
아이가 엇나갈까 늘 걱정인 부모에게 위안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위
친구들이 잘못된 행동을 부추기고 꾀어도 10대의 뇌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말라고 저항한다는 것이다.
미국 오리건대학교의 제니퍼 파이퍼 교수는 24명의 여자아이와 10명의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각각 10살 때와 13살 때 뇌 자기공명영상(MRI)촬영과 설문조사를 통해 연구했다.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여러 갈래의 얼굴 표정이 실린 사진을 차례로 보여줬다.
무표정하거나 화나 있거나, 뭔가를 두려워하거나, 행복해 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는 얼굴이었다. 그런 다음 아이들이 이런 사진을 볼 때 뇌 속의 피 흐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는 MRI 촬영을 했다. 아이들은 또 또래 친구들이 부추기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 할 자신이 있는지 설문조사했다.
관찰 결과 10대 초반 3년 동안 뇌 깊은 곳 복측 선도체(ventral striatumin)에
큰 발전이 있었다. 복측 선도체는 청소년이 자라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이퍼 교수는 “청소년들이 또래가 꼬드기면 나쁜 일도 무조건 따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억지로 부추기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에는 저항하는 능력도 커진다”고 말했다.
또래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이들이 크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고 또래와
보내는 시간이 훨씬 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이퍼 박사는 “이 시기 중요한 외부
환경인 또래 집단의 영향에 저항하는 것은 실제 10대의 뇌를 강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뉴런(Neuron)’저널에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
판 등이 1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