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프라닥사, 와파린에 도전장?

베링거인겔하임의 항응고제인 프라닥사가 기존 심방세동 치료 시장을 50여년 장악한

와파린에 도전장을 던졌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미세하게 계속해서 떨리는 것으로 심방잔떨림이라고도 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에 혈전(피떡)을 만드는데 이 혈전이 혈관을 타고 떨어져 나가게

되면 뇌로 가게 돼 뇌졸중을 일으킨다. 전체 뇌졸중 환자 가운데 5~6명 중 한명은

심방세동이 원인이다.

피가 뭉치지 않게 하는 항응고제 시장에서 와파린의 독주에 제동을 걸 신약들이

줄줄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시판 및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 선두에 베링거인겔하임의

항응고제 ‘프라닥사(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가 있다. 약 50년 만에 먹는 항응고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을 막기 위해 이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은 뇌졸중 위험은

60% 감소시켜준다. 그러나 특히 비타민K가 들어가는 음식이나 다른 약제와의 관계를

많이 생각해야 하며 출혈 위험이 높아져 피검사를 통한 모니터링을 자주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와파린을 먹는 환자 가운데 약 70%는 심방세동 환자로 추측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최기준 교수는 “와파린을 먹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부작용 때문에 절반의 환자들이 먹지 않는다”며 “대신 아스피린을 먹는데 뇌졸중

예방 효과는 와파린의 3분의1밖에 되지 않아 새로운 항응고제 개발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라닥사는 식약청의 허가 이후에도 약가협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장

출시까지에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만 보험약가를 받아서 시판하고 있다”며

“약가협상을 1년을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까지는 완료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프라닥사의 약가는 약 3달러(3300원)이다.

하지만 약가협상 후 시장에 출시가 된다고 해도 와파린의 약가가 100원 안팎으로

워낙 싸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기준 교수는 “프라닥사는 심방세동 환자들 사이에서 와파린보다 뇌졸중 예방에

더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도 더 적기 때문에 와파린을 100%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약가는 1000원 정도 인데 환자를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라닥사의 식약청 허가는 대규모 임상연구 RE-LY®(Randomized Evaluation

of Long term anticoagulant therapY) 결과가 바탕이 됐다. 44개국 900개 이상의

기관의 1만81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가 뇌 기능의 장애

현상인 뇌졸중 예방에 와파린만큼 효과적인지 여부를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35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 와파린과 비교했을 때 △뇌졸중 위험이 35% 더 적었고 △주요 출혈

건수가 줄었고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과 머리내 출혈이 줄었고 △혈관질환 관련

사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게재됐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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