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음악 즐기면서 난청 위험 줄이려면…
헤드폰>이어폰>귓속형 이어폰 권해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음악 듣기를 즐긴다면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헤드폰보다 이어폰이, 일반 이어폰보다 귓속형(커널형) 이어폰이 난청을 일으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폰은 헤드폰에 비해 귀를 덮는 면적이 좁기 때문에 외부의 소음을 막아주는
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음악에 섞여 들려오는 외부 소리를 줄이기 위해 볼륨을
높이게 된다는 것. 헤드폰을 사용하면 이어폰을 사용할 때보다 7~9㏈의 음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 이어폰보다 귓속형 이어폰을 쓸 때 소음성 난청을 앓게 될 위험은 더 커진다.
귀에 꼭 맞는 크기로 제작되기 때문에 귀에 꽂으면 귓속 압력이 높아져 귀에 무리가
간다. 소리가 고막 가까이에서 들리기 때문에 청력이 상하기도 쉽다.
특히 음악을 자주 듣는 청소년일수록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거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리를 전달하는 귀관의 크기가 작을수록 이어폰 때문에 생기는 청력
손상이 커지는데 청소년은 성인보다 귀관이 작기 때문에 악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용하는 휴대용 음악재생기기는 최대 140㏈까지 소리를 높일
수 있다. 최대로 볼륨을 높이지 않더라도 100~120㏈ 정도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아
난청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센터의 박문서 교수팀이 이비인후과 내원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07년 360명이었던 소음성 난청 환자는 2년 만에 662명으로 늘었다.
돌발성 난청 환자는 71명에서 231명으로 늘어 거의 세 배 가까이 많아졌다. 난청
환자 중에는 이명을 겪는 사람도 많은데, 조사 결과 381명이었던 이명 환자는 2배에
달하는 853명으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85㏈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피터 로비노위츠
교수팀은 120㏈을 넘는 음량으로 음악을 들으면 제트 엔진이나 전동드릴 소음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프랑스에서는 휴대용 음향기기의 최대 음량을 85㏈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에서 ‘제2차 생활소음
줄이기 종합대책 5개년 계획’을 통해 휴대용 음향기기의 최대 음량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 최대 음량의 60%로 하루에 60분 정도만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영국 왕립 청각 연구소 엠마 해리슨 박사는 “큰 소리로
음악을 자주 들으면 귀울림 현상이 올 수 있다”며 “소리를 적정 수준 이하로 낮추고
한 시간 동안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은 뒤에는 5분 정도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